이런 가운데 지난주 정부가 쏟아낸 채권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경기침체 불안에 자금이 안전자산에만 쏠리다보니 회사채 금리를 올려도 기업들은 자금을 끌어오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홍헌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1일 기준 CP(91일)금리는 4.61%로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습니다.
두 달도 채 되지않아 2%포인트 가까이 뛰었습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7~8%의 금리로 발행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대책에도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만 쏠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락 / 대신증권 연구원 : 보통 크레딧에서 이슈가 발생하면 정리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 정책당국에서 헤드라인을 잡아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실무에서는 그 영향이 직접적으로 미치려고 하면 상당부분 시차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약 발`이 먹히지 않자 정부는 주요 공공기관에 회사채 발행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공공기관들이 채권을 발행하면 자금이 회사채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공기관 채권으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이에 공공기관이 자금 필요시 은행 대출을 받도록 하고, 회사채를 꼭 발행해야 한다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발행하는 것도 권고했습니다.
다만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회사채를 계속 발행해야하는 한국전력의 사례나 국제시장에서 한국물 가산금리가 급등하면서 해외에서 채권발행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점은 정부 대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기업들은 지난 9월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이후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은행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27일 기준 704조 원으로 전달(695조 원)에 비해 9조 원 가량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회사채 시장의 단기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완수 / GB투자자문 상무 :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자들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률과 리스크에 대한 합의점이 안정화돼야 합니다. 물론 시간이 해결하겠지만, 필요한 것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어느정도 완화되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정부가 200조 원 규모의 회사채 시장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집중해야한다는 분석입니다. 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생기거나 무제한 RP매입 같은 특단의 대책도 검토해야할 단계라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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