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꺾이자 K-수출 역성장…"반전 카드 없다"

신재근 기자

입력 2022-11-01 19:06   수정 2022-11-01 19:06

    <앵커>
    10월 수출이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반도체가 꺾이자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역성장 해 버린 겁니다.

    정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결론은 "당분간 반전 카드는 없다" 였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자세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신 기자, 구체적으로 지난 달 수출 실적이 얼마나 안 좋게 나왔습니까?

    <기자>
    지난 달 수출은 524억8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했습니다.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고, 전망치(4.2% 감소)를 훨씬 밑돌았습니다.

    반도체 등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 수출 부진이 결정타 였습니다.

    지난 달 반도체 수출은 20% 가까이 하락했고,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17.4% 감소)

    디스플레이(-7.9%)와 무선통신(-5.4%) 등 다른 IT 품목도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수출액(15.7% 감소)이 20%나 줄었는데요.

    특히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이 20% 넘게 감소했습니다.

    수출의 양과 질 모두 나빠지고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반도체 수출이 꺾인 것이 가장 큰 이유이군요. 반도체 상황이 얼마나 안좋은 겁니까?


    <기자>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는데요.

    품목을 디스플레이와 가전 등 IT 전체로 확대하면 비중은 30%대로 늘어납니다.

    글로벌 경기가 하반기 들어 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IT 제품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본격화 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습니다.

    IT제품 수요가 줄면서 물건이 팔리지 않자 주요 IT 기업들의 재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내용은 양현주 기자의 리포트로 확인하시겠습니다.

    <양현주 기자>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반도체, 가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재고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3분기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의 재고자산은 지난 분기말보다 10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가파른 재고 증가로 인해 기업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쌓아둔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 수익성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가격이 떨어진 재고 제품을 선택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신제품 판매가 줄어드는 악순환도 시작됐습니다.

    [제조업체 관계자 : 재고 자산이 늘면 내년도 신제품 판매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어들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PC 등 IT제품의 수요 감소로 반도체 재고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반도체 기업들의 가격 협상력에도 영향을 주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10월 들어 주로 기업들끼리 거래할 때 쓰는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기업들은 감산, 투자 축소 등 재고를 줄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소비 심리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기업들이 실적 회복을 위해 생산과 투자를 더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정리하면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 소비가 감소하면서 수출이 줄었고, 그 결과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수출까지 감소하면서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군요?

    <기자>
    지난달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표를 하나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수출입 증감 추이입니다.

    빨간색 선이 수입액 증감율을, 파란색 선은 수출액 증감율을 뜻하는데요.

    보시면 수입액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수출액은 상승세가 둔화되며 수입과 수출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표면적으론 무역적자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많은 구조가 지난해부터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구조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인데요.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적자폭은 300억 달러를 돌파했고요.(356억 달러) 역대 최대치였던 1996년(206억 달러)보다도 2배 가까이 높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결과입니다. 10월만 하더라도 에너지 수입액은 155억3천만 달러로 40% 넘게 늘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누적 적자폭이 500억 달러를 기록할 거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10월 수출입 통계가 발표된 직후 긴급 수출상황점검회의와 비상경제장관회의가 잇따라 열렸지요? 뾰족한 대책이 있습니까

    <기자>
    정부는 최근 무역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출 활력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수출을 늘릴 뾰족한 해법을 찾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수출보다는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 수입을 줄이자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수출 회복을 위해선 반도체 경기 회복이 급선무인데요. 반도체 업계에선 내년 2분기는 돼야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 회복 없이 극적인 수출 증가는 불가능한 것이 우리나라 산업 구조입니다.

    실제 오늘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위축이 IT 비중이 높은 우리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증가세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업황 회복 외엔 수출 부진을 극복할 반전 카드는 없다는 점을 시인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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