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을 수년간 지켜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올해 테슬라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머스크의 재산도 증발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기록한 최고치 3,400억 달러(약 467조 원)에서 절반 가까이 하락한 1,770억 달러(약 243조 원)로 집계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은 올해 약 920억 달러(약 126조 원) 줄어들었다. 이는 전 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이다. 앞서 머스크는 테슬라의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재산을 3,400억 달러(약 467조 원)까지 늘린 바 있다. 당시 시장 관계자들은 머스크가 인류 최초로 1조 달러 자산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예고하며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하자 머스크의 재산도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약 620억 달러(약 85조 원)의 재산 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4월 트위터 인수 의사를 밝힌 이후 계약 파기, 집단 소송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손실액이 약 920억 달러(약 126조 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블룸버그는 이날도 머스크의 재산이 테슬라의 주가 하락 영향으로 더 빠졌다고 전했다. 이날 테슬라는 모델S와 모델X 차량에서 결함이 발견됐다며 미국에서 약 4만여 대를 리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리콜 사례는 이번이 올해 들어 17번째다. 또한 해당 소식의 여파로 이날 테슬라는 전장 대비 2.93% 하락한 19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재차 경신했다.
한편 월가에서는 테슬라를 둘러싼 부정적인 전망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월가에서 테슬라 전문 분석가로 알려진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테슬라의 소프트웨어를 과대평가 하고 있다"면서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도(Sell), 목표가는 150달러로 제시했다. 테슬라가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앞지르고 있지만, 머지 않아 테슬라 소프트웨어의 프리미엄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외에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리스크가 테슬라의 주가 하락세를 부추길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전념하느라 테슬라 경영에 소홀해져, 머스크에 실망한 테슬라 주주들이 회사를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동차 수요 둔화, 공급망 문제 등으로 이미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머스크가 트위터 대신 테슬라에 집중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CEO에 이어 전 세계 2위 억만장자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약 1,450억 달러(약 199조 원)로 집계되어 있다. 아르노와 머스크의 재산 격차는 현재 340억 달러(약 46조 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사진=블룸버그)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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