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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겨울나기'…"외국인만 따라해라" [증시프리즘]

박찬휘 기자

입력 2022-11-10 19:10   수정 2022-11-10 19:10

    외인 '반도체·2차전지' 줍줍
    <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 어땠나요?

    <기자>

    네. 오늘 코스피 지수는 닷새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코스닥 지수 역시 나흘 만에 약세를 보였는데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실망 매물이 출회됐고, 가상화폐 시장 급락으로 시장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꺾였기 때문입니다.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공화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근소하게 승리할 것으로 보이고, 상원에서는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선전하면서 결과를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연일 하락하던 달러화가 다시 급반등한 점도 시장에 부담 요인이 됐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7원 오르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는데요.

    오늘 양 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억 원 팔아치우면서 8거래일 간 매수세 행진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앵커>

    오늘 증시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최근 우리 증시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이었습니다.

    <기자>

    네. 오늘은 투자 심리 위축에 증시가 하락하긴 했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증시는 여전히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던 지난 10월 한달 간 6.4% 올랐고, 이달에도 벌써 5% 상승하고 있는데요.

    그 배경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있었습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양 시장에서 5조 300억 원 사들였고, 개인과 기관은 4조4,500억 원, 7,500억 원 팔아치웠습니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크게 늘어난 것은 10월부터 미국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우려에 외국인 자금이 중국을 대거 빠져나왔는데요.

    이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하는 것을 주목하라는 의견도 나온다고요.

    <기자>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것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볼 수 없겠지만, 최근 증시 반등 기간에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을 보면 납득이 됩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변동성 큰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를 따라가면 변동성 장세 속 선방이 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외국인들은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을 담았습니다.

    삼성전자를 2조 원 가까이 사들였고, 삼성SDI는 1조500억 원, LG에너지솔루션과 SK하이닉스도 8천억 원 가량 순매수 했습니다.

    또한 4종목의 수익률 역시 강세를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2% 올랐고,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30% 넘게 급등했습니다.

    지난 달 말 실적 발표에서 3분기 어닝 쇼크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4.7% 오른데 그친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모두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외국인들이 이 종목들을 사들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먼저 최근 큰 폭으로 오르면서 우리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2차전지 기업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오늘 60만 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인들이 2차전지를 사들인 배경에는 미중 관계 악화가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으로 중국 회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국의 굵직한 연기금들이 아시아권에 투자하는 상품에서 중국의 비중을 낮춘 것도 호재로 작용했는데요.

    중국의 비중을 낮추고 아시아 신흥국 비중을 높이면서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비중이 높아지며 자금이 유입된 겁니다.

    이 밖에 그동안 2차전지 관련주들의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도 매수세 힘을 보탰습니다.

    <앵커>

    2차전지 업종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네. 향후 전망은 긍정적입니다.

    중간선거 결과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선전하면서 민주당 관련주로 분류되는 2차전지 업종에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삼성SDI는 앞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늘었는데요.

    10.5%라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4분기에도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사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미국의 IRA에 따라 북미 지역에서의 매출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선제적인 해외 투자와 파트너쉽 확보를 통한 공급망 구축, 건전한 재무 구조 등을 바탕으로 선진국들 사이에서 2차전지 협력사 중 선두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반도체 업종을 사들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2차전지 업종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업종에 자금이 유입된 배경에는 중국이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이 대만 TSMC를 비롯해 중국 반도체 관련주에서 빠져나온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강국인 한국이 대체 투자처로 지목받은 겁니다.

    또한 원가경쟁력을 인정받은 점도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이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과 같은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서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원가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상대적으로 버티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어필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100조 원이 넘는 자금을 바탕으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밖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현재 주가가 너무 저평가됐다는 인식도 함께 작용했습니다.

    <앵커>

    반도체 업종의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아쉽게도 반도체는 2차전지와는 달리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이르다는 지적입니다.

    반도체 업황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반도체 수요 둔화로 재고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실적 둔화로 기업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지금보다 떨어지면 외국인은 다시 매도세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앵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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