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서프라이즈로 연말 상승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증시 하락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블랙록은 "10월 CPI 서프라이즈에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현실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랙록은 고객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리스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블랙록은 "10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연준이 빠른 시일 내에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할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지나친 증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10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하는데 그치며 40년 만의 최고치에서 완화됐지만, 하락 추세로 완전히 전환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고 있는 만큼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한 임금 상승세가 근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임금과 물가가 ‘나선효과(spiral effect)’를 나타낼 경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나선효과는 임금과 물가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임금이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다시 임금이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 역시 지난 8일(현지시간) 임금과 물가의 나선 효과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높아지고 있고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연준이 최종금리를 6%까지 설정하지 않을 경우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블랙록은 10월 CPI 발표 이후 이어지고 있는 증시 상승 랠리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블랙록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연준도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며 "CPI 서프라이즈 이후 이어지고 있는 상승 랠리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증시 낙관론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경기 연착륙에 블랙록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증시가 더 빠지거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확실한 소식이 전해져야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내년 미국 기업들의 수익률이 연초 예상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 수준으로 집계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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