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발행인, 빈 살만 면책특권 인정에 "살인면허 준 셈"

입력 2022-11-19 09:01   수정 2022-11-19 09:01

"김정은도 면책할 것이냐" 질문 나오기도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소송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면책 특권을 인정한 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슈끄지가 소속됐던 워싱턴포스트(WP)의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인 프레드 라이언은 현지시간 18일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지키는 데 실패하고 있다"며 "그는 세계에서 가장 악질적인 인권 침해인에게 살인 면허를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속임수에 동조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근본적 원칙에 등을 돌린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그리고 사우디 왕세자에 의해 잘못된 모든 사람은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 참석한 언론인들도 "북한 김정은도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하느냐"며 일제히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국무부는 "국제 관습법의 원칙에 따라 내린 법률적 결정"이라며 "본안 심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입장만을 재확인했다.

앞서 법무부는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 빈 살만이 외국 정부의 현직 수반으로서 국가 원수에게 부여되는 면책 특권이 적용된다는 것이 행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출신 WP 칼럼니스트인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2일 혼인신고를 위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카슈끄지 살해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다고 지목, 사우디와 외교 갈등을 빚어 왔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부터 이 문제에 대해 강경 입장으로 일관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뒤 사우디를 전격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대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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