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갤러리가 11월 29일부터 12월 30일까지 《이희돈 - 緣 인연, 세상과의 소통》전을 통해 단색화 2세대로 활동하며 닥나무 섬유를 빻아 아크릴 물감과 혼합해 무수히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얽히고설켜 살아가는 인연을 주제로 세상과 소통하며 작업하는 이희돈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희돈 작가의 작품은 강렬한 색채와 단순한 형상이 돋보이는 단색화이지만 폐박스에 구멍 뚫기를 통한 타공 기법과 노끈을 엮어 캔버스 위에 부착해 손수 개발한 천연 질료를 쌓아 독보적 입체감을 만들어 나가는 독특한 표현 기법으로 마치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양한 관계와 같이 군상을 이루며 물감의 층은 얽히고설켜 쌓이며 조화를 이룬다. 그 위에서 알알이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점, 길고 짧은 선, 원형, 사각 등의 크고 작은 조형의 변화와 독특한 마티에르 같은 드로잉적 미적 요소는 그만의 형상이자 화법이 되었다.
이희돈 작가의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는 `닥`이다. 닥나무 한지를 물에 불려 만든 섬유질과 미디움, 접착제를 섞어 만든 독특한 재료는 작품 위에서 그만의 독보적인 바탕이 되며 한국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수십여 번 수평, 수직적으로 겹겹이 쌓아 올리는 작가의 반복적 고행의 작업에서는 속도와 호흡에 따라 특유의 불규칙하고 거친 입체적 형상이 나타난다.
강렬한 에너지와 생명력을 상징하는 빨강, 우리에게 활력과 따스한 긍정적 에너지를 전해주는 노랑, 마음의 평화와 심적 안정감을 전해주는 파랑과 자연의 색을 닮은 초록, 더불어 민트, 핑크, 베이지, 흑, 백색까지 다양한 색채가 뿜어내는 색채의 힘은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맺음과 인연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이희돈 작가는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니겠는가. 나의 작업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성찰이자 인간 삶의 층위를 살펴내는 관찰이다. 화면 안에서 물감은 종으로 횡으로 뻗어나가며 층을 이루고, 그 위에 알알이 맺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모두가 닮은 듯 서로 다른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듯 쌓이고 쌓이는 물감의 층은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고난 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삼원갤러리와 이희돈 작가가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동양철학에 바탕을 둔 한국적 단색화의 10호 사이즈의 작은 소품부터 100호까지의 대형 작품까지 총 인연 시리즈 회화 작품 40여 점과 더불어 원형, 사각 기둥의 조형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한국적 재료와 색채에 기반을 두고 인간과 세상의 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연구로 삶과 예술 속 반복적 조형 언어를 만들어 나가는 이희돈 작가의 작품은 우리에게 언제나 큰 울림과 감동을 전한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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