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빌라에서 중태에 빠진 40대 부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10대 형제는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고등학생 A군과 그의 동생 B군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들 형제의 체내에서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사망할 수 있는 기준치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국과수는 또 "외압에 의해 질식사한 흔적은 없다"며 "수면제 복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정밀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경찰에 설명했다.
경찰은 A군 일가족이 평소 생활고를 겪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채무 등을 조사하고 있다.
시세로 1억4천∼5천만원가량인 해당 빌라는 A군 부모 소유로 확인됐지만 1억2천여만원의 대출금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3인 A군과 고1 나이의 B군은 지난 25일 오전 11시 41분께 인천시 서구 한 빌라에서 40대 부모와 함께 쓰러져 있다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형제는 숨진 상태였고 이들의 부모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뇌사 상태다.
A군이 다닌 특성화고 교사는 당일 현장 실습에 제자가 나오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가 112에 신고했다.
빌라 안에서는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적힌 유서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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