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이 유례없는 하락장을 겪으면서 성장주 펀드는 물론 저평가 가치주를 담은 공모 펀드들도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사모펀드 중에서도 시장 하락에 대비한 롱숏 펀드와 대체투자 펀드만 플러스 수익률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코스피가 한때 연초 대비 20% 가량 하락하는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운용 전략에 따른 펀드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공모 주식형은 국내(-21.1%)와 해외(-21.8%) 모두 손실을 기록했는데, 원자재 투자(13.8%)와 부동산임대 수익률을 바탕으로 한 대체투자펀드(16.3%)는 두 자릿수 수익을 냈습니다.
사모펀드 시장에서는 주가 변동에 대비해 일부 게임주 등을 공매도한 롱숏 펀드와 멀티전략 펀드가 수익률 상위에 올랐습니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국내 사모펀드 가운데 블래쉬런앤건RED가 19.3% 수익률을 기록했고, 벤처투자펀드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he Ventrue V 펀드는 21%로 기록적 성과를 냈습니다.
[백지윤 / 블래쉬자산운용 대표]
"올해 시장을 굉장히 안 좋게 봤던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작년에 신규 상장했던 종목들 중에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되었기에 그런 종목 위주로..."
반면 지난해까지 기업공개 등 시장 이벤트에 기대어 수익률을 냈던 공모주 펀드는 IPO 위축으로 올들어 -4.6%, 투자자금은 3조원 넘게 빠져나갔습니다.
연초 은행주 등을 바탕으로 수익률 상위에 올랐던 가치주펀드도 -17%대로 떨어졌고, 금리상승 여파로 배당주펀드 역시 -12% 손실 구간입니다.
가치주펀드 가운데 비상장 주식투자와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나선 VIP 올인원 펀드가 변동성 장세를 딛고 0.48% 플러스 수익률로 체면을 지켰습니다.
연준의 금리인상 직격탄을 맞은 채권형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에 정기 예적금으로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2조 3천억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 중입니다.
단기자금인 MMF는 4조 7천억원 규모의 순유출을 보이는 등 투자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자산운용업계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기록적인 운용 손실과 전방위적인 자금 유출 압박까지 더해져 자산운용업계가 최악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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