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2일 한국ESG기준원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한국 상장사의 영문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스튜어드십코드 내실화 등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날 시상식 개회사에서 "그동안 기업지배구조개선의 많은 성과에도 실제 경영 현장의 관행은 아직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불투명한 한국 기업지배구조가 한국증시의 저평가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과거 기업지배구조에 한정되었던 논의는 환경과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 포용적 성장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소명에 기업이 적극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외국인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는 제도 정비를 속도감있게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외국인 주주 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황임에도 충분한 정보가 적시에 제공되지 못했다"면서 "대규모 상장사를 중심으로 내년중 준비기간을 거쳐 2024년부터 영문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 외국인투자자 주식보유비중은 6월말 기준 30.7%를 기록 중이다. 자산 10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지난해 기준 93곳으로 이들 기업부터 영문공시를 의무화하고, 2026년 단계적으로 현재 약 234곳인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외국인 등록제와 국내 상장사의 배당절차를 개선함으로써 관성적으로 운영되던 제도를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기관 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면서 "한국 ESG기준원과 함께 수탁자 책임을 다하도록 한국 스튜어드십코드의 내실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ESG공시의 단계적인 의무화에 대비해 공시제도를 구체화하는 한편, ESG평가기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심인숙 한국ESG기준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한국ESG기준원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지난해 ESG 모범규준을 개정하였으며, 이를 평가모형에도 반영하였다고 밝혔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한국ESG기준원이 ESG모범규준을 섬세하게 가다듬고, 기업들이 형편에 맞는 ESG 경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최적의 지원방안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ESG기준원은 오늘(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022 한국 ESG기준원 우수기업 시상식을 열고 지배구조부문 7곳과 ESG부문 7곳, 명예기업 1곳 등 15곳을 선정해 시상했다.
명예기업은 SC제일은행,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은 신한라이프생명보험·현대글로비스, 우수기업은 삼성화재·농협생명·SK가스·롯데하이마트·클래시스 등이 선정됐다.
ESG 우수기업 대상에는 KB금융지주, 최우수기업에 한국지역난방공사, 우수기업에 JB금융지주·삼성카드·LG이노텍·LX세미콘·현대바이오랜드 등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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