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기업심리도 악화...경기하방 압력 커져
내년 1%대 저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성장세 약화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수가 악화돼 경기 침체 신호음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으며, 향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회복세 완만`에서 `경기 회복세 약화`로 진단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데 이어 10월에는 `성장세 약화`로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끝났다고 분석했는데, 이번에는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직접 언급하며 한층 더 어두워진 경기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10월 서비스업 생산(5.0%)은 숙박 및 음식점업(15.9%), 금융 및 보험업(7.9%), 운수 및 창고업(6.9%)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설비투자는 수출 부진과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달(12.6%)에 이어 16.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외 수요 약화로 제조업 평균가동률(75.1%→72.4%)이 급락하고 재고율(122.1%)도 전달(121.4%)에 이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KDI는 또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 감소세가 확대된 가운데, 금리인상이 지속되고 경제심리가 악화된 점을 들어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지난달에 1년 전보다 14%나 줄어 전달(-5.7%)보다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29.8% 급감해 4개월 연속 줄었다.
일평균 수출액도 글로벌 경기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10월 -7.9%에서 11월 -14.0%로 감소세가 확대됐다.
주요국의 통화긴축과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지정학적 긴장의 장기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제조업의 업황BSI는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급락했으며, 비제조업의 업황BSI도 금년 들어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소비 역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소비심리와 기업심리가 모두 악화되며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0월 소매판매는 내구재와 준내구재가 감소하면서 전달(-0.8%)에 이어 감소세(-0.7%)를 보였으며 신용카드 매출액(신한카드사 추정) 증가율도 10월 7.3%에서 11월 4.4%로 축소되며 소비 회복세가 제약됐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6.5를 기록하며 전월(88.8)에 이어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았다.
금융시장은 대내외 기준금리 기대경로가 하향 조정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주가는 상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기자금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갔다.
91물 기업어음(CP) 금리는 지난 10월말 1.44%에서 지난달말 2.16%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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