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0개월째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국민 다수는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을 원하면서도 크림반도 등 점령지 반환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싱크탱크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와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 첸트르`가 지난달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러시아인들의 역설적 태도를 보여주는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 53%는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는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을 끝낼 평화협상을 개시하는 것에 찬성했다. 41%는 군사작전을 지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쟁으로 인한 비용을 상기시켰을 때는 평화협상 지지율이 더 올라갔다.
62%의 응답자가 러시아 군인들의 사상을 피할 수 있다면 평화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답했고, 더 많은 군인이 징집되고 죽을 위험에 처하더라도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31%였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측이 요구하는 평화 협정 체결의 주요 조건인 점령지 반환에 대해선 강한 거부 입장을 보였다.
응답자의 78%가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반환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고, 66%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식 병합한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반환에 반대했다.
러시아인들의 이러한 견해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입장과 크게 배치되는 것으로 평화 협상 추진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인 10명 중 9명은 전쟁을 계속하더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제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에선 또 러시아인 74%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침공)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2%는 `확실히 지지한다`고 답했고, 32%는 `어느 정도 지지한다`고 했다.
지난 3월 조사에선 지지율이 81%에 달했었다.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이 성공적이라고 여기는 응답자는 53%,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1%였다.
전쟁 목적에 대한 확신도 상당히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2%가 `전쟁 목적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는데, 지난 3월 조사에선 9%만이 그렇게 답했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4~30일 러시아 전역의 성인 1천600명을 대상으로 자택 방문 대면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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