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하며 밝게 살려고 노력했는데"…끝내 극복 못한 트라우마

입력 2022-12-14 15:58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고등학생이 사고 이후 심리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으면서도 트라우마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14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숨진 채로 발견된 고등학생 A군은 이태원 참사 이후 교내 심리상담과 함께 매주 두 차례 정신과 상담치료를 받아왔다.
A군은 이태원에 함께 간 친구 2명을 사고 현장에서 떠나보냈다. 자신도 심한 부상을 당해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일상에 조금씩 복귀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빈소에서 만난 A군 작은아버지는 "참사 당시에는 살았지만, 이후 지켜주지 못했다는 가족의 자책감이 가장 큰 상황"이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오늘이 그동안 받은 심리치료의 종합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고 한다"며 "상담사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고, 실제로 충격에서 점점 회복해가는 모습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에 따르면 A군은 현장에서 의식을 잃었다가 누군가 얼굴에 물을 뿌려줘 정신을 차렸다. 혈액 등 검사 결과를 보면 위독한 상태까지 갔지만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A군은 평소 밝은 성격으로 주변을 잘 챙겨 인기가 많았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교복을 입고 조문한 한 중학생은 "평소 친하게 지내면서 축하나 위로할 일을 챙겨주던 오빠였다"며 "친구들을 잃은 뒤에도 자기 모습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면서 밝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사고를 겪은 이후 A군은 인스타그램에 먼저 떠난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삶에 대한 의지를 기록했다.
세상을 떠나던 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며 남긴 마지막 글에는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그곳에서는 친구들과 행복해라", "미리 눈치채지 못해 미안하다" 등 친구들 추모 글이 달렸다.
A군은 12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마포구 한 숙박업소에서 어머니의 실종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A군은 당일 오후 7시께 홀로 투숙해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의사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부상을 입었다가 회복 중인 학생은 이날 현재 5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부상 학생 외에도 참사 목격자와 인근 학교 학생, SNS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사를 접한 학생, 교직원과 학부모 등 다양한 상황에서 트라우마를 겪게 된 이들의 심리치료를 돕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희생자가 발생한 학교에서 특별상담실을 운영했고, 최근부터는 트라우마 치료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국가트라우마센터, 교육부 등과 협업해 상담이 필요한 학생·학부모·교직원을 계속 찾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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