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바이오 기업들의 공시시스템 개편에 나선다. 임상시험 결과와 관련해 회사측이 내놓은 공시 가운데 `기대효과` 부분을 삭제해 회사측의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을 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래소는 최근 바이오 임상 공시시스템 개편에 공식 돌입했다.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을 이해하기 위해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계자들의 강의를 들은 것은 물론 여러 바이오 기업들과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가 바이오 기업들의 공시시스템 개편에 나선 배경엔 난치성 항암치료제 및 당뇨합병증 치료제 개발업체 압타바이오가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압타바이오는 지난 7월29일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APX-115의 유럽 2상 임상시험 탑라인 데이터 수령`이라는 제목으로 공시했다. 문제는 해당 공시에서 압타바이오는 `코스닥 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에서 강조하는 1차지표의 통계값을 미국신장학회 발표를 이유로 비공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020년 2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거래소가 만든 코스닥 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차지표(주지표)와 그에 대한 통계값을 기재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통계값은 P값이며, 통계적 유의성 충족 여부를 나타낸다. 통상적으로 1차지표 P값이 0.05 이상 나왔을 경우 해당 임상은 실패(Fail)라고 하고, 0.05 미만은 성공(Pass)적인 임상이라고 판단한다. 1차지표(Primary endpoint) 확보는 성공적인 임상 시험을 입증하는 선결 조건이다.
압타바이오는 이런 1차지표의 통계값은 비공개로 하면서 새로운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담은 기대효과를 담아 개인투자자들의 혼선을 불러왔다.
이같은 논란에 한국거래소가 압타바이오에 정정공시를 요구했고, 압타바이오는 지난달 7일 정정공시를 통해 유럽 임상 2상에 결과를 재공시했다.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결과에 대한 공시가 기업별로 다르고, 일부 기업에서 논란이 불거지면서 임상 공시시스템 개편에 나섰다는 게 한국거래소의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포괄 공시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 지표 중심으로 한다고 돼 있는데, 회사별로 케이스가 다르고, 압타바이오처럼 혼선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 정리하는 등 바이오 임상 공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결과에 대한 공시시스템 개편 가운데 우선 `기대효과` 부분을 삭제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의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을 담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근거없는 기대효과 부분을 삭제해 객관적인 내용만으로 공시를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거래소가 임상 공시시스템 개편에 나섰지만, 실제 시행 전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제약·바이오의 임상과 관련해 개인투자자들의 이해가 어려운 만큼,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임상시험의 `기대효과`를 제시하는 게 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기대효과`를 기존처럼 게재하고, 오히려 해당 내용에 대해 과도하게 부풀린 부분이 향후 검증이 될 경우 페널티를 적용하는 게 낫다는 설명입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제약·바이오의 기술은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이 포함하고 있어 기대효과에 대한 부분들을 어느 정도를 제시하는 게 적절하다"며 "순기능을 살리면서 바이오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게 임상 공시 내용을 과다하게 부풀려 향후 검증이 되는 기업에 패널티를 적용하는 게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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