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이르면 이번 주 반도체 생산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30여개 중국 기업을 무역 블랙리스트인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출 통제 명단에 들어간 중국 업체들은 상무부에서 별도의 라이선스를 받지 않는 한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관련 부품이나 장비를 구매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로 미·중 간 긴장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0월 첨단 반도체와 슈퍼컴퓨터(AI)용 반도체, 특정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하고, YMTC 등 31곳을 `미검증 명단`(unverified list)에 올려 잠정적인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했었다.
미검증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은 미 당국이 자사 제품이 중국 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지를 검증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후 60일 검증과정에서 이들 제품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YMTC 등 기업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 당국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 최대 3D 낸드 플래시 반도체 제조기업인 YMTC는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메모리 칩을 만들며, 한때 애플과 낸드플래시 공급 협상을 하기도 했으나 미검증 명단에 올라간 이후 보류됐다.
한편 세계 1위의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이 네덜란드에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대(對) 중국 수출 규제에 동참하라고 요구하는 것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압력으로 네덜란드 정부가 2019년부터 ASML 첨단장비의 중국 수출을 규제해왔다면서, 그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이 대안 제품 판매로 수혜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베닝크 CEO는 ASML의 중국 매출이 전체의 15% 정도인 데 비해 미국 장비업체들은 25%, 때에 따라 30%를 넘기도 한다면서 미국 장비업체들이 첨단 장비를 판매하는 동안 ASML에는 노후 장비만 수출하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미 행정부는 반도체 첨단제품 제조 장비에 대한 새로운 대(對)중국 수출규제책을 내놓은 후 네덜란드와 일본 등의 반도체 장비업체들에도 동참을 촉구해왔다.
ASML 대변인은 그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은 정확하다고 확인했으나 추가 코멘트는 거부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