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군과 중국군 군인들이 지난 9일 국경에서 난투극을 벌인 가운데, 작년 양측의 충돌 장면을 담은 영상이 뒤늦게 공개됐다.
NDTV, 리퍼블릭TV 등 인도 뉴스채널은 15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을 인용해 양국 군인 간의 충돌 영상을 보도하고 있다.
영상을 살펴보면 산악 경사 지대에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인도군과 중국군 수십 명이 충돌했다. 고지대에 자리 잡은 인도군은 철조망 아래 저지대 중국군을 향해 몽둥이와 쇠 파이프 등을 휘둘렀고, 일부 인도군이 돌을 던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들의 머리에 내려쳐라. 쫓아 버려라"는 등의 말이 인도 펀자브어로 들린다. 이후 중국군은 물러났고 인도군이 양손을 들고 환호하는 장면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충돌 과정에서 총기는 동원되지 않았다. 양측은 합의에 따라 국경 최전방 지대에서는 확전을 막기 위해 총을 소지하지 않는다.
이 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 누가 SNS에 퍼트렸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인도군은 해당 영상이 지난 9일의 충돌과는 관계없다고 확인했다.
CNN은 인도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 영상이 작년 9월 28일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실질통제선(LAC)에서 촬영됐다고 보도했다.
NDTV도 해당 영상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타왕 지역에서 작년에 발생한 모습을 담았다고 밝혔다. 타왕 지역은 지난 9일 충돌이 발생한 지역이다.
CNN은 인도 국방부가 9일 발생한 충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후 해당 영상이 갑자기 퍼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공개 시점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호주 그리피스아시아연구소(GAI)의 이언 홀 부소장은 이 영상은 `인도의 승리`를 보여주는 듯하다며 "(국경을) 확고하게 방어하고 있다는 인도 정부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공개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도 당국에 의해 이 영상이 의도적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로도 여겨진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LAC를 경계로 맞서고 있다.
양국 군은 2017년 인도 동북부 시킴주 북쪽의 도카라에서 73일간 무력 대치를 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인도 북부 분쟁지 라다크 지역에서 잇따라 크게 충돌했다. 5월 판공호수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등이 이어졌다. 특히 갈완 계곡 충돌에서는 양측 군인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에도 양국 군은 지난해 1월 시킴주 국경 지역에서 다시 충돌, 양측에서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인도 언론이 보도했다. 당시 중국 측은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어 작년 10월에도 인도군이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서 중국군 순찰대 일부를 여러 시간 억류했다가 풀어주는 등 국경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져 왔다.
이달 초 충돌에서는 양측 군인 수백 명이 난투극을 벌이면서 수십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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