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대담
"내년 상반기 미 연준이 긴축을 중단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잡고, 하반기는 정책금리와 실질금리 역전으로 주식시장 기회가 올 것입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15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2023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과 대담을 통해 전 세계적인 긴축 국면을 벗어나 내년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올해 글로벌 주식과 채권시장 등 자산시장 전반의 가격 하락을 불러온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는 상반기에 연착륙을 시도할 수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내년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는 한편 고용 둔화 조짐이 선명해지면 연준도 균형을 잡기 위해 인상을 멈추고 관망하는 모드에 진입할 수 있다"면서 "한국은행을 비롯한 다른 중앙은행들도 비슷한 경로를 따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를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1년뒤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본 비율이 77%로 2009년 금융위기과 2020년 팬데믹 직후 수준까지 치솟았다.
최 회장은 "미 연준이 역사상 가장 빠른 긴축을 단행했고, 매달 950억 달러의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부동산과 건설 등 금리에 예민한 산업과 투자·소비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회장은 "각종 지표에서 침체 시그널을 보이거나 바닥을 지나는 것 아닌가 생각되는 지표도 있다"며 "하반기엔 기업 실적 호전과 펀더멘털 회복으로 기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내년 투자 분야로는 금리인상으로 가격 조정을 받은 성장주에 기회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정책금리가 정점 찍고 실질금리도 하향 국면에 접어들 때 다시 기술주와 성장주 역발상으로 봐야할 때로 보인다"면서 2차 전지와 그린에너지, 반도체, 방위산업, 사이버보안 분야를 주목할 업종으로 꼽았다.
이들 업종은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 등으로 수혜를 입는 분야로 리쇼어링과 제조업 재편 과정에서 등으로 인한 인프라·로봇 역시 투자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채권 투자에 대해 최 회장은 "과거 대비 좋아졌다해서 너무 많은 자산을 한 번에 투자하는 것은 생각해볼 일"이라며 주식과 채권, 금융상품 등 자산 배분 관점에서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안정석이 높은 국채 비중을 높이고, 직접 투자가 어렵다면 장기적인 투자 트렌드인 ETF를 활용해 채권 만기형 상품 투자를 늘리고, 생애주기에 맞는 TDF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으로 꼽혔다.
투자 지역별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 방역을 완화하고 있는 중국과 자본시장이 성장하는 인도, 인도네시아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그룹은 젊은 인구구조와 막대한 내수, 원자재를 바탕으로 한 두 나라에 진출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해외 자산운용사가 이탈할 때 남아 시장을 지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 지역 수탁고 20조원 규모의 거점으로 키워냈다.
최 회장은 "투자시점 분산에 있어서는 최근처럼 바닥권을 만들고 있을 때가 오히려 나쁘지 않은 구간이 될 수 있다"면서 "자산관리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하되 주식투자를 외면하지 말아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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