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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긴축 공포…딜레마 빠진 한국은행 [증시프리즘]

박찬휘 기자

입력 2022-12-15 19:01   수정 2022-12-1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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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 상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우리 증시는 `계속되는 긴축 공포`에 억눌린 모습입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파월이 또…`입니다.

    우리 증시는 12월 FOMC 결과에 대한 실망 매물이 출회되면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간밤 연준은 예상대로 빅스텝을 단행했지만, 점도표에서 내년 최종금리 전망치를 기존보다 0.5%포인트 올린 5.1%(중간값)로 제시했는데요.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내려가는 증거가 보일 때까지 금리 인하를 생각하지 않겠다"고 밝혀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을 돌파했는데요.

    이에 외국인과 기관은 양 시장에서 5천5백억 원 팔아치우며 하루 만에 다시 순매도세로 돌아섰습니다.

    <앵커>

    연준이 이번에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가뜩이나 벌어진 한미 금리차가 2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네. 4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던 연준이 이번에 빅스텝으로 보폭을 줄이면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요.

    이는 지난 2000년 10월에 기록한 1.50%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의 역전입니다.

    한미 금리 격차 확대로 인해 우려가 되는 것은 역시 외국인 자금 이탈입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더 낮은 한국에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원화가치가 하락해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하게 되면, 무역수지 적자와 수입물가 상승을 피하기 어려운데요.

    금리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더 올린다면, 투자와 소비 위축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오늘 밤 유럽과 영국, 스위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도 예정돼 있는데요.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 국가들도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결정하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더 부추길 수 있습니다.

    <앵커>

    추경호 부총리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했다고요.

    이창용 한은 총재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는데 당국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네. 추경호 부총리는 이번 비상회의에서 FOMC 결과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과 대안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이번 금리인상 폭은 예상 범위 안이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한국은행입니다. 다음달 13일에 내년도 첫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는데요.

    연준이 예상과 달리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그동안 베이비스텝 인상을 고수해오던 한은의 입장이 복잡하게 됐습니다.

    만약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밝힌 것처럼 내년에 최종금리를 5.1%까지 높인다면 한미 금리 격차는 사상 최고치였던 1.50%포인트를 넘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승헌 한은 부총재도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확대됐다"며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연준에 맞춰 금리를 기계적으로 올리지 않겠다"며 베이비스텝 의지를 밝혔지만,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은 역시 한미 금리격차를 어느정도 경계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한은의 내년 최종금리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한은의 내년 최종금리가 연 3.50%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은이 내년 1월 첫 금통위에서 베이비스텝을 단행한 뒤 상반기에는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중론인데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확인한 뒤 내년 8월부터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은의 최종금리가 3.50%에서 멈춘다면 연준의 최종금리 예상치인 5.10%와 비교했을 때 격차가 1.60%포인트까지 벌어진다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앞서 이야기했던 한미 금리격차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내년에 금리 인상폭을 늘려서 미국과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금보다 금리를 더 높인다면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통화정책을 구상해야 하는 한은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특히 더 피해를 본 업종이 있다고요.

    <기자>

    네. 한때 삼성전자와 함께 국민주 반열에 이름을 올렸던 `네카오` 입니다.

    국민 성장주 네카오는 연준 피벗 기대감에 최근 5거래일 간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네카오는 연준이 내년에도 긴축 정책을 이어갈 것을 시사하면서 5% 넘게 급락했습니다.

    보통 성장주의 주가는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의 성장가치를 계산해 책정되는데요.

    금리가 인상되면 미래 현금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커지기 때문에 주가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증권가에서도 네카오의 목표주가를 연초대비 절반이나 깎으면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네이버 목표주가는 연초 54만 원이 넘었지만 현재는 26만 원선에 그쳤고, 카카오는 16만 원에서 7만 원대로 55%나 줄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경기 침체를 고려해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네카오의 반등은 한동안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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