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의회 폭동' 트럼프에 형사처벌 권고

입력 2022-12-20 07:16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우 성향 지지자들이 지난해 1월 6일 자행한 의회난입 사태를 조사해온 미국 하원 특위는 19일(현지시간) 법무부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을 권고하는 의견을 포함한 최종 보고서를 채택했다.

특위는 이날 마지막 회의에서 채택한 보고서를 통해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란 선동 및 의사 집행 방해, 미국을 속이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하는 음모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것을 법무부에 권고했다.

이 같은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지만, 의회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 형사처벌 권고를 결정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또 의회 특위와 별개로 법무부도 1·6 의회난입 사태를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 유출 의혹 혐의 등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로까지 이어질지 향후 법무주의 결정이 주목된다.



특위는 지난 1년 6개월동안 `1·6 의회난입 사태`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 및 측근, 백악관 및 전임 정부 핵심 관계자 등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인물 1천200명을 인터뷰 하고, 10차례 공개 청문회를 개최했다.

특히 민주당이 주도한 특위는 의회 난입사태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역할과 책임을 추궁하는 데 집중했다.

특위는 그간 수집한 모든 증거와 활동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조만간 공개할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은 대선 인준을 무력화하고 방해하려는 것이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위해 충분한 증거가 존재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애덤 킨징어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사기 주장을 퍼트리는 데에 법무부를 동원하려 했다"며 이를 통해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려 했다고 비판했다.

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제기한 `대선 사기` 주장은 즉흥적인 것 아니라 의도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로프그렌 민주당 하원 의원은 "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사기 주장을 퍼트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 대표적 `트럼프 저격수`로, 이번 특위에서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리즈 체니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도들을 즉각 막으려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명백히 직무를 유기했으며, 어떤 공직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와 같은 상황에서 그 같이 행동하려는 어떤 사람은 어떤 공직에도 다시는 봉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최근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역설했다.

특위는 여러 차례 공개 청문회에서 일부 측근들의 공개 증언을 통해 의회난입 사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적절한 행동을 밝혀내 파문을 일으켰다.

특위 조사 과정에서 일부 백악관 기밀 자료가 부적절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 사저로 반출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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