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 기대감에 상승세를 탔던 은행주, 이제 관심은 앞으로입니다.
당장 내년 실적 전망이 밝지만은 데다, 호재로 평가되던 `배당 제도 개편`이 늦어지는 점도 장기 투자 매력을 낮춥니다.
박승완 기자입니다.
<기자>
전통적인 배당 종목으로 꼽히던 은행주가 올 연말에도 강세입니다.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카카오뱅크 등 국내 주요 금융 지주와 은행 9곳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한 달 전보다 5.2%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0%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12/22 기준)
상승률은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7.5%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지주(7.1%), KB금융(5.6%), 카카오뱅크(5.4%) 등의 순이었습니다.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은행주 전반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은 겁니다.
이제 관건은 배당 이후인데, 은행주를 장기적으로 가져가도 될지 여부입니다. 당장 예대금리차가 계속해서 줄어들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쪼그라들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자장사` 여론이 부담스러운 데다, 금융당국 역시 `예대금리차 공시`, `대출금리 모니터링` 등으로 압박 중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은행업황이 밝지만은 않은 이유인데, 고금리 시대에 가계대출이 줄고, 부실 채권이 생기면서 대손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기대를 모았던 `배당 제도` 개편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세부 방안을 만들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의 협의가 필요하고, 공시 절차나 정관을 고쳐야 하는 데다, 최종적으로 각 기업들의 주주총회 승인까지 필요한 상황입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 : 저희 일정도 있지만 저희랑 같이 세부적인 방안을 담당하고 있는 유관기관들과도 최종적인 일정 협의를 해야 해서 연초에는 발표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배당기준일에 앞서 배당액을 정하는 등의 배당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절차는 12월 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결정하고,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을 정하는 방식인데 이를 두고 `깜깜이 배당`이란 지적이 이어져왔습니다.
이에 순서를 고쳐서 배당 정보를 미리 알리고 투자자들을 모으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려는 겁니다. 지금 대로라면 배당주인 은행주더라도 기준일 이후 주가 하락 우려가 꾸준히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증권업계는 배당 제도를 고치면 은행들의 배당 성향이 올라가고 연말에 투자가 집중되는 `계절성`도 줄어들 것으로 분석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이 배당 확대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렇게 바뀌는 게 더 유리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기업들의 배당성향에 크게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입니다.]
은행주의 몸값 높이기를 위해선 제도 개선에 더해 은행들 스스로 배당에 대한 전략이나 근본적인 주가 부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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