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여야가 합의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오늘(23일) 브리핑에서 "국민 경제가 어렵고 대외 신인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부대변인은 "국민을 섬겨 일자리를 더 만들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정을 투입하려 했으나 힘에 밀려 민생 예산이 퇴색됐다"며 "이대로 경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우려되지만 윤석열 정부는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하 폭 등 세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당초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p) 낮추려 했으나, 여야는 최고세율뿐만 아니라 모든 과세표준 구간별로 세율을 1%p씩 낮추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인세 인하는 몇몇 대주주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근로자와 소액주주, 협력업체 등에 고루 혜택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므로 법인세 인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경쟁국 대비 조세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을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과 불발된 데 대해서도 아쉽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주식 양도소득세 완화는 시장 활성화와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면제하는 것은 다주택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임차인들을 보호고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부자 감세라는 논리로 무산됐고 부담이 서민과 약자들에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내년 경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며 "각별하고 비상한 각오로 내년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가가 역량을 모아 모든 여력을 쏟아야겠지만, 여야가 합의한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들은 많이 부족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안을 만들었는데 그 의미가 상당히 퇴색됐다"며 "윤석열 정부의 예산이 아니라 야당의 예산으로 활용되는 면이 없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이 23일로 제시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했다.
예산은 정부안 대비 4조6천억원 감액됐으며, 견해차가 컸던 법인세율은 현행 과세표준 구간별로 1%p씩 낮추기로 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시행을 2년만 유예하되 그때까지 주식양도소득세는 현행대로 과세하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제금액을 9억 원(1세대 1주택자는 12억 원)으로 하고, 세율은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무관하게 2주택자까지는 기본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분부터 누진제도를 유지하되 세율은 2.0~5.0%를 적용하기로 했다.
여야는 이날 밤 열리는 본회의에서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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