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한파, 원인은 '북극진동'…"1월 지나야 평년기온"

입력 2022-12-27 17:05  


강추위가 지속된 지난 14∼26일 평균기온은 영하 4.2도였다.
기상관측망이 본격적으로 확충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값이다.
이렇듯 최근 2주 동안 계속된 한파는 북극을 둘러싸고 도는 소용돌이가 약한 `음의 북극진동`이 원인이라고 기상청이 7일 기후분석 자료에서 밝혔다.
저위도로 내려온 북극의 찬 공기가 우랄산맥에서 발달한 기압능 사이에 갇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으로 자주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북극 주변 소용돌이는 수십 일 또는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한다.
실제로 지난달까지는 북극 주변 소용돌이가 강한 상태(양의 북극진동)를 유지하면서 차가운 공기가 북극에 갇혀 남하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기도 했다.
양의 북극진동 상태에선 차가운 제트기류가 빠르게 직진하면서 한기를 가두는 장벽 역할을 하고, 음의 북극진동일 땐 제트기류가 뱀처럼 구불구불 나아가면서 북극의 한기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위도까지 남하할 가능성이 생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여러 기상학적 요소가 결부되면서 북극진동은 강약을 반복한다"라면서 "양의 북극진동이나 음의 북극진동 중 하나의 상태가 계속 이어지는 게 (오히려) 이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음의 북극진동은 최근 미국을 강타한 혹한에도 영향을 줬다.
다만 미국의 경우 한기를 가두는 기압능이 베링해에서 형성됐는데,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에서는 강한 기압능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미국의 한파가 한국보다 혹독할 수 있다.
2020년 8월 시작해 이어지고 있는 라니냐도 한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일본 남동쪽에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로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북극진동의 강도와 지속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있지만, 내년 1월까지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1월 후반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4∼26일 한파와 함께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폭설도 내렸다.
지난 23일 광주에서는 하루 만에 32.9㎝ 눈이 쌓이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일최심신적설 수치를 기록했다.
일최심신적설은 `하루 새 쌓인 눈의 최대 깊이`를 말한다. 광주의 일최심신적설 최대치는 35.2㎝다.
이는 대륙고기압이 확장할 때 서해상에서 해기차(대기와 해수면 온도 차)가 15도 이상으로 커지면서 눈구름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우 통보관은 "북서풍이 불게 되면 (서해상에 형성된) 눈구름이 옹진반도에 가로막혀 수도권과 경기도 쪽으로 파고들어 오지 못하고 그 밑에 있는 충청남도와 전라도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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