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일, 미 증시 특징적인 부분 살펴보죠.
<기자>
오늘 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두 자릿수 대의 하락세를 보인 테슬라일 겁니다. 2022년 4분기 테슬라의 차량 인도분이 월가 예상치인 42만 5천 대보다 낮은 40만5,278대로 집계된 뒤 오늘 하루 주가가 12.24% 하락 마감했죠. 차량 인도 통계는 4분기 테슬라 실적 발표보다 몇 주 앞서 나오는 지표입니다. 테슬라 실적 발표가 오는 25일이거든요. 미국의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3분기 기대에 못 미친 차량 인도분 통계가 나온 뒤 실적 발표 때까지 약 한 달 사이 주가가 16% 가량 하락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번 데이터가 발표된 이후 JP모간의 애널리스트인 라이언 브링크먼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150달러에서 125달러로 하향했고, 4분기 테슬라의 주당순이익도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테슬라는 그동안 차량 인도 부문에서 연평균 50%의 성장을 달성하겠는 목표를 밝혀왔는데, 테슬라가 목표를 유지할 만한 능력이 되는지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현재까지 테슬라에 대한 월가의 목표가 평균은 주당 254달러 수준으로 오늘 종가 대비 2배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오늘 미국 주식 시장에 하방 압력을 준 또다른 대형주인 애플은 생산 축소 문제가 투자 심리를 끌어내렸습니다. 시가 총액은 2조 달러 아래로 내려갔죠. 애플이 수요 둔화를 예상하고 생산량을 축소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애플이 에어팟과 애플 워치, 맥북 등의 수요 감소를 예상해 협력업체에 부품 공급을 줄여달라고 했다는 보도가 닛케이를 통해 나왔습니다.
<앵커>
미국 경제, 특히 부채 한도 관련해 생각해볼 만한 부분도 짚어봐야겠습니다. 미국 권력서열 3위 자리인 하원 의장 투표가 있었는데, 100년 만에 처음으로 하원 의장 후보가 과반수 투표를 받는 데 실패했다고요?
<기자>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 의장 당선에 실패했습니다. 하원 의장이 1차 투표에서 나오지 않은 것은 지난 1923년 이후 처음입니다. 민주당도 공화당도 과반을 넘지 못했으니 하원은 2차 투표를 준비해야 합니다. 현재 미국의 하원 구조는 공화당이 222명, 민주당이 212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케빈 매카시 후보는 203표를 받으면서 당선 조건인 과반, 218표를 얻지 못했습니다. 공화당 내에서 반대파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왜 공화당에서 케빈 매카시의 하원 의장 당선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느냐가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반대파는 곧 공화당 내부의 강경파들입니다.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민주당을 잘 견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 있는 건데요. 이번에 과반을 얻지 못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후보는 2차 투표에서 공화당내 이탈표를 다시 흡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공화당 강경파가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하는데, 강경파들이 원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지출을 막는 겁니다. 특히 부채 한도와 관련한 문제에서,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공화당이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미국의 투자자문사인 스트라테가스는 "투자 관점에서 우리는 올해 말 부채 한도 투쟁의 대리전이 이번 하원의장 투표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앞서 지난달 골드만 삭스는 2023년 부채한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상당한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케빈 매카시의 오늘 하원의장 당선 실패는, 지난 2011년에 있었던 부채 한도 논란이 재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키울 수 있는 부분이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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