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12일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4천235만원, 전세가격은 2천76만원으로 매매-전세 가격 격차가 3.3㎡당 2천15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R114가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지난 2015년에는 매매-전세가격 격차가 3.3㎡당 496만원에 불과했으나 집값이 크게 오른 2018년 3.3㎡당 1천310만원으로 벌어진 뒤 2019년 1천561만원, 2020년 1천832만원, 2021년 2천127만원으로 7년 연속 격차가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는 금리 인상으로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 중인 가운데 매매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부동산R114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45%, 전세는 3.19% 각각 하락했다.
2년 전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급등했던 전셋값이 더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신규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월세 전환 수요는 늘면서 최근들어 2년 전보다 싼 전세들이 속출한 영향이다.
전용면적 84㎡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전셋값 격차는 약 7억원 수준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만1천646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에는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과 함께 전셋값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매매-전셋값 격차가 3.3㎡당 496만원으로 낮았던 2015년의 경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2만225건으로 2006년(12만812건) 이후 최다 수준이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매매-전셋값 격차도 크게 벌어진 상태여서 전세를 끼거나 금융 레버리지를 통한 내집마련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전방위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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