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만에 최악"…멈춰 선 중고차 시장

신재근 기자

입력 2023-01-17 15:54   수정 2023-01-17 15:54

    중고차 금리 15% 육박
    <앵커>
    경기 침체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중고차 시장이 얼어 붙었습니다.
    중고차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매매업자는 물론 케이카 등 거래 플랫폼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 기자, 직접 중고차 매매단지에 다녀왔다면서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주 금요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중고차 매매단지에 다녀왔는데요.
    매매단지 안은 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거의 없을 정도로 썰렁했습니다. 또 차가 안 팔리기 때문에 주차장 안은 주인을 찾지 못한 차들로 가득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한 중고차 매매업자는 현재 차를 사려는 사람도, 문의하는 사람도 없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잠시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지호 / 경기도중고차딜러협회장: 문의도 없고, 판매도 지연되고, 재고 금융 이자 압박 이런 부분들이 있다 보니깐 판매하면 할수록 손해 나는 경우도 있고…저는 올해도 (불황이) 계속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올해도 어떻게 버텨야 될지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는 이어 사업을 시작한 2004년 이후 20년 중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면서, 올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고금리` 때문인데요. 1년 전 높아야 3~5%대였던 중고차 할부금리는 최근 15%대까지 치솟았고요.
    캐피탈사가 매매업자에게 매물 구매 용도로 단기적으로 제공하는 `재고 금융` 금리 역시 현재 연 12%로 1년 새 2배 넘게 뛰었습니다.
    그 결과 중고차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차량 재고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11만 대까지 늘었습니다.
    차 가격도 1년 전과 비교해 20%나 폭락했는데요. 대표적으로 기아 신형 소렌토는 1년 전엔 4천만 원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3,200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앵커>
    중고차 시장에 불어닥친 불황으로 거래 플랫폼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진출로 플랫폼화되던 중고차 시장 개편 작업도 제동이 걸렸다고요.
    <기자>
    케이카와 롯데렌탈 등 그동안 기업형 사업자들이 활발히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이들은 비대면 거래 바람을 타고, 또 투명성을 앞세워 점유율을 5%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중고차 판매가 지지부진하면서 실적이 부진할 거란 우려가 커진 게 사실입니다.
    이런 우려는 주가에도 반영됐는데요.
    케이카는 공모가(2만5천원) 대비 주가가 거의 반토막 났고, 롯데렌탈(5만9천원)은 50% 넘게 하락했습니다.
    여기에 케이카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인데, 매각 작업에도 난항을 겪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경기 침체는 물론 중고차 업황이 좋지 못하고, 또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현대차그룹이 올해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았습니까.
    당초 상반기 진출 계획이었지만, 하반기로 미뤘다면서요. 시장 상황 때문이겠지요?
    <기자>
    고금리로 중고차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등 중고차 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종인 2018년식 `그랜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두 달 전 최고 3천만 원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2,700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선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는 돼야 중고차 가격이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로 중고차 사업 재개 시점을 미룬 겁니다.
    실제 현대차는 중고차 매매센터 구축을 추진 중인 양산은 물론 다른 후보지로 거론되는 용인, 수원, 안성 모두 지자체로부터 영업 허가를 아직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고차 매매업을 하기 위해선 해당 지자체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아야 되거든요.
    현대차가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경우 기대되는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무엇보다 그동안 허위 매물 등으로 중고차 시장은 불신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여겨졌는데,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요.
    현대차 입장에선 인증 중고차를 통해 차량 잔존가치가 높아지면 신차 가격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 소비자들이 지금까지 중고차를 구매하기 꺼렸던 건 `불신`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잖아요.
    현대차 등 완성차 회사가 인증 중고차를 판매해 중고차를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시장 규모가 확대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자동차 업계에선 국내 중고차 시장이 높은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는데요.
    중고차에 대한 불신으로 시장 규모가 짓눌린 측면이 있는 만큼, 기업형 사업자로의 재편에 완성차 업체까지 진출하면 상품성과 신뢰도가 개선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현대차는 5년 이하, 주행거리 10만km 미만 인증 차량에 한해서만 중고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인데요.
    시장 신뢰가 높아지면 현재 연 230만 대 규모인 중고차 시장 규모가 300만 대까지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현재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은 중고차 시장 규모가 신차의 2~3배에 이르는데, 한국은 1.2배 수준에 머무르고 있거든요.
    시장 규모가 선진국 수준까지 커질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겁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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