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식 호가 창을 보면 한칸 한칸 금액이 변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이 단위를 `틱`이라고 표현합니다.
1틱은 1호가이고 최소 거래 단위를 의미하는데, 이 단위가 25일부터 지금보다 더 촘촘해질 예정입니다.
한국 거래소가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며 호가 단위도 손질에 나선 건데요.
거래소 측은 투자자들의 가격 발견 기능을 제고하고,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이를 받아들일 투자자들은 시큰둥한 모습입니다.
박해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만원대의 주가를 형성하고 있는 네이버(NAVER).
현재는 500원씩 주가가 오르내리지만 이달 25일부터는 주가가 100원 단위로 움직이게 됩니다.
1천원, 1만원, 10만원.
현재 호가 단위를 구분하는 이 가격대를 한국거래소가 2천원, 2만원, 20만원으로 이달 25일부터 변경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5만원만 넘으면 호가 단위가 100원으로 고정돼 있던 코스닥도 이 규정과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첫 번째는 제도 단순화, 두 번째는 거래 비용감소 효과가 있습니다. 호가 가격이 작아질수록 한 번 거래할 때마다 거래 비용이 감소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가격이 세분화 되니까 투자자 선택지가 확대돼서 다양한 거래를 할 수 있을 걸로 예상 됩니다.]
한국거래소는 호가 단위 축소로 현행 대비 거래비용이 최대 1/5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호가 단위가 세분화되면 주가 상승 시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가령 10만원이던 주가가 11만원이 되려면 현재는 500원씩 20개의 호가를 지나가야 하지만 개정 후에는 100원으로 바뀌면 100개의 호가를 지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명목은 거래 비용 절감이지만 결국엔 거래량 확대로 수수료 수입만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탄력을 좀 잃을 수도 있어요. 거래는 많아지지만 상승하는 데는 어려울 수도 있고…. 상승 폭이 둔화되면 공매도가 활동하기 좋은 여건이 될 수도 있거든요. 거래소 입장에서는 거래량 늘리는 게 목적이거든요. 거래가 늘어나면 거래소도 수수료 수입이 증가되기 때문에 추진 배경 중에 하나였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13년 만에 호가 단위 손질에 나선 거래소.
호가 단위를 축소하는 주요국들의 추세에 따라가겠다는 거래소와 역기능이 더 클 것이란 투자자들의 공방 속에 거래소의 차세대 시스템은 25일 가동될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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