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이 한국·일본 등 비슷한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더 빠른 인구감소와 고령화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중국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 위기를 자초했을 수 있다`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NYT는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더 이르고 더 급격하게 중국의 인구 감소가 현실화했으며, 이는 상당 부분 중국 정부의 뒤늦은 대응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지도부가 인구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상하고 한 자녀 정책 철폐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부족하며 적절한 시기도 놓쳤다는 것이다.
신문은 특히 중국 정부가 인구 감소 위기와 관련해 청년과 노인 복지, 사회보장과 기술·군사력 강화 등 상충하는 정책 목표 사이에서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지 취사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런저핑 전 헝다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감소 통계가 발표된 뒤 소셜미디어에 "인구는 가장 중요한 미래 문제이지만 가장 쉽게 간과된다"며 중국 정부가 출산장려금·육아휴직 장려·보편적 보육 제공·여성의 고용권익 보장 등 더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수십년 간 시행됐던 한 자녀 정책의 여파는 더 오래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1978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지만, 출생률 저하가 가팔라지자 뒤늦게 2016년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했고, 5년 뒤인 2021년에는 세 자녀로 확대했다.
싱가포르 CNA 방송은 한 자녀 정책 시행 시기인 1980∼1990년대에 태어난 중국인들이 나이 든 부모의 부양 의무를 혼자 짊어지는 경우가 많아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인구 감소 문제의 핵심 원인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양육·교육비 증가와 실질적인 정부 지원 부족 등으로 중국의 많은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한 자녀만 가지려 하는데, 이를 해결하려는 근본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양가 부모까지 돌봐야 하는 여성들 입장에서는 정규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기 쉽게 해주겠다는 정부에 회의적이다.
마이클 베클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중국 정부의 인구 개혁안은 양동이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베클리 교수는 "중국에서는 앞으로 매년 500만∼1천만명의 노동인구가 사라지고 그만큼의 노인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인구학적 위기를 단순히 은퇴 연령을 높이는 것으로 보충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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