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
유럽과 중동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세션에서 오는 3월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위해 한국이 해 온 노력을 설명하고 직접 협조를 구한 건데요.
전세계 경제사절단이 모이는 다보스포럼에서 부총리가 한국경제 투자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추경호 부총리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일즈맨`으로 변신했습니다.
한국경제의 튼튼한 기초체력을 방패 삼아 외국인 주식투자자 등록 의무를 없애고,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연장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에 친화적인 자본시장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겁니다.
그 중에서도 추 부총리가 글로벌 투자자들 앞에 나서 가장 공을 들인 건 선진국 국채 클럽,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대한 지원 요청입니다.
지난해 9월 우리나라는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히는 세계국채지수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올랐는데, 현재 지수를 관리하는 영국 FTSE 러셀의 최종 승인만 남은 상태입니다.
정부는 당초 1년 정도 걸리는 승인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 올해 3월 열리는 러셀 이사회에서 세계국채지수 편입이 결정될 수 있도록 속도전을 내고 있는 상황.
정부의 목표대로라면 올 상반기 중 국내 국채 시장에 적게는 50조원 많게는 9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미 금리격차 확대 등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기반이 마련되는 겁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 : 국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커지고 안정적으로 국채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효과가 있고 그동안 국채금리가 높아 이자 비용이 컸는데 재정적으로도 부담이 적어질테고….]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되면 투자심리 개선으로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세계국채지수 편입 이후 매월 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이 1년 간 들어올 경우, 원·달러 환율은 5%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정부는 선진국 국채 클럽 입성을 위한 준비도 이미 끝마쳤습니다.
우리나라 국채를 사는 외국인이 이자·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도록 세법도 고쳤고, 자유로운 국채 거래를 위한 국채 통합계좌 운영 준비 작업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날 추 부총리는 세계 최대 국제예탁결제기구인 `유로클리어`의 리브 모스트리 CEO와 만나 "한국이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될 경우 많은 외국인 국채 투자자금 유입이 예상되는 만큼, 신속한 통합 계좌 운영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고,
모스트리 CEO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우선 순위에 두고 노력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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