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에 카드사들의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일부 카드사의 경우 경쟁사 대비 유리한 무이자 혜택을 부각하며 차별화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1월 들어 개인 신용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 때 전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할부를 선택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기존에 일부 업종에 한해 시행하던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새해 들어 전 업종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에 앞서 현대카드도 작년 12월부터 이달까지 모든 가맹점(세금 납부 제외)을 대상으로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 이벤트(이하 5만원 이상 결제 시)를 적용 중이다.
BC카드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긴 하지만 설 연휴를 맞아 이달 14일부터 24일까지 전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한다.
하나카드의 경우 이달 들어 온라인쇼핑 등 일부 생활편의업종에 한해 최장 6∼8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벌이는 중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2개월 무이자 할부` 이벤트가 흔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 같은 수준의 무이자 할부 이벤트가 소비자에게는 체감상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무이자 혜택을 축소해 가고 있는 업계 전반 흐름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파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고금리 여파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경기 전망까지 나빠지면서 카드업계는 최근 몇 달 새 무이자 할부 기간을 대폭 줄이고 대상 업종도 축소해왔다.
점유율 상위권 카드사들의 경우 최근 들어 대체로 생활편의업종 등 일부 업종에 한해서만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간혹 그 이상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업종을 제한적으로 적용한다.
가전 등 10∼12개월 이상 장기 할부 수요가 많은 업종의 경우 일부 기간에만 무이자를 적용한 `부분 무이자` 혜택으로 대부분 전환된 상태다.
일부 카드사의 마케팅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무이자 할부 혜택 강화가 업계 전반으로 다시 확산할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와 불확실한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당분간 무이자 할부를 다시 확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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