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갑부`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이끄는 인도 아다니 그룹이 미국 공매도 업체의 표적이 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던 아다니 엔터프라이즈가 일정을 연기하거나 가격을 낮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현지시간) 이번 유상증자에 정통한 세 사람의 소식통을 인용해 유상증자 주관사들이 오는 31일인 유상증자 공모 청약 마감일을 4일 연장하거나 발행 가격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아다니 측은 성명을 내고 일정이나 발행 가격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은행과 투자자를 포함해 우리의 모든 이해관계자는 FPO(유상증자) 성공에 매우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인 아다니 그룹의 주력사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유상증자를 통해 25억 달러(약 3조800억 원) 상당의 자본 조달을 진행 중이다. 아다니 측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아부다비투자청(ADIA) 등 다수의 핵심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아다니 그룹은 최근 미국 공매도 업체의 표적이 되면서 7개 상장사 주가가 약 20% 급락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24일 아다니 그룹 핵심 상장사들의 부채가 과도해 전체 그룹의 재정건전성이 불안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7개 상장사의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만큼 기업 기초여건(펀더멘털)과 경쟁사 주가를 고려하면 85%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포지션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아디니 그룹이 주가조작과 분식회계에 관여해 왔으며 모리셔스 등 역외 조세회피처 소재 사업체를 부적절하게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가 나온 이후 아다니 그룹 상장사 7곳의 시가총액은 약 480억 달러(약 59조 원) 증발했다.
이 영향으로 아시아 최대 부자 가우탐 아다니 회장의 재산도 55억 달러(약 6조8천억 원) 줄어들었다. 각각 3위와 4위에 올라있던 포브스와 블룸버그의 실시간 부호 순위는 7위로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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