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작년 집값이 24년 만에 최대 하락하면서 담보를 잡힌 주택의 가격이 갚아야 할 대출금 액수보다 낮은 역자산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홍콩금융관리국(HKMA·중앙은행격)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홍콩의 역자산은 1만2천164건으로 3분기의 533건에서 약 23% 폭증했다. 앞서 작년 1분기와 2분기 역자산은 각각 104건, 55건이었다.
HKMA는 "주목할 점은 이번 조사 결과는 1차 담보를 기반으로 공인된 금융 기관이 제공한 주택담보대출에만 관련이 있다는 점"이라며 그외 2차 담보 사례는 제외됐다고 밝혔다. 더 많은 담보 대출의 유형에 따라 역자산 사례가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의 집값은 지난해 15.6% 하락해 거의 3분의 1(32.5%)이 폭락했던 1998년 이래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홍콩은 좁은 땅에 인구 밀도가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의 집값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과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지난 2년여 20만 명 정도가 떠나면서 집값 상승세가 주춤했다. 여기에 경기 침체 속 미국을 따라 홍콩도 금리를 올리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다만 작년 역자산 규모는 총 10만5천97건이 발생했던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 때보다는 덜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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