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음악저작권, 미술품을 쪼개서 사고파는 ‘조각투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러한 조각투자에 블록체인을 결합한 ‘증권형 토큰(STO)’이 제도권에 편입될 예정인데요.
증권사들은 자체 플랫폼 출시 등을 준비하며 미래 먹거리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문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이 건물, 평당 시세는 8천만원, 전체 시세는 85억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1주당 5천원으로 조각 투자가 가능해졌는데요.
투자자들은 매달 임대수익과 함께 주식처럼 배당도 받습니다.
[허세영 / 루센트블록 대표: 일반투자자가 접근하기 힘든 상업용 부동산을 상장했고, 파생되는 청구권이 아니라 실제로 수익증권 자체가 발행됩니다. (수익증권에 대한) 권리가 투자자분들에게 거래가 되는…]
조각투자 열풍은 부동산부터 저작권, 미술품, 심지어 한우까지 번진 지 오랩니다.
[김우영 / 서울 관악구(조각투자상품 투자자): 기업의 성장가능성이나 실적을 봐야 하는 주식과는 달리 가볍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껴서…]
이제 시장은 이런 조각투자에 블록체인을 더한 증권형 토큰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증권형 토큰의 발행과 유통을 공식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기관별 역할, 발행 가능한 토큰 종류 등 세부 방침은 다음 주 발표될 예정입니다.
발행은 조각투자사, 유통은 한국거래소, 중개는 증권사가 맡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증시 부진과 경기 침체로 성장 동력을 잃으며 굶주렸던 증권가는 분주해졌습니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조각투자 기업에 투자하거나 협약하는 방식으로 대비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루센트블록, NH투자증권-트레저리, 교보증권-테사, 키움증권-뮤직카우 등)
하지만 최근엔 자체 증권형 토큰 거래 플랫폼까지 준비하며 공격적인 모습입니다.
(키움·KB증권: 상반기 내 출시, 신한투자증권: 하반기 내 출시, SK증권: 연내 출시)
매매수수료와 토큰 상장 주관 등으로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권오윤 / 키움증권 리테일총괄팀 차장: 올해 상반기 중 신탁수익증권 방식의 조각투자 제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기존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군과 마찬가지로 같은 플랫폼(영웅문S#) 내에서 거래할 수 있게 지원하고자 합니다.]
신한투자증권은 플랫폼 출시에 더해 증권형 토큰 민간협의체 설립에도 나섭니다.
[이세일 / 신한투자증권 블록체인부 부장: 올해 안에 (증권형 토큰) 상용 서비스를 출시하는 게 현재 목표입니다. 또 STO 얼라이언스를 기획하게 됐는데, 디지털 자산의 표준을 만들어낸다든지, 같이 협업을 통해서 개발 비용을 낮춘다든지…]
대신증권은 최근 부동산 조각투자 기업인 ‘카사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개발에 드는 자체 인력과 시간을 줄여 곧바로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섭니다.
한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매매되던 ‘증권성을 띤 토큰’도 증권사 몫이 될 예정입니다.
금융당국이 ‘증권 거래 자격이 있는 사업자만 취급할 수 있다’고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증권형 토큰 시장이 시작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견되면서 증시에서 관련주 역시 일제히 강세를 보여왔습니다.
미래 먹거리를 독식하기 위한 증권사의 ‘깃발 꽂기’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
영상취재: 양진성, 김영석
촬영보조: 박하규, 김문선
영상편집: 권슬기
CG: 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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