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탓
지난해 채권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급증하면서 국내 카드사들의 순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금리 추가 인상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의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과 KB, 우리, 하나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금융지주 계열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4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이 기간 3,786억 원으로 9.6% 줄었다.
이날 실적 발표를 한 하나금융지주 계열인 하나카드는 지난해 전년보다 23.5% 줄어든 1,920억 원의 순익을 냈다. 카드사 중에선 우리카드의 지난해 순익이 2,050억 원으로 전년보다 순익이 2.0% 증가했고,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시장 변화에 대응했던 삼성카드가 12.9% 증가한 6,223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악조건 속에서도 카드사들의 순익은 소폭 감소에 그치며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작년 4분기만 보면 순익 감소 폭이 상당하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익은 53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5%나 줄었다. KB국민카드도 4분기만 놓고 보면 전년보다 75.3% 줄어든 263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여전채 금리가 치솟고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여신전문사인 카드사의 경우에는 수신 기능이 없어 대부분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2021년 2%대에 머물렀던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6%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최근 채권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올해 미국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데다 영업환경 역시 녹록치 않은 만큼 실적 부진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04%으로 전년보다 0.24%p, KB국민카드는 0.92%로 0.14%p 각각 올랐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자금조달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여기에 경기 상황 악화로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되면 대손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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