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보조금 압박…테슬라 '슈퍼차저' 활짝 열리나

입력 2023-02-13 13:26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당국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자체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경쟁사 전기차에 개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폭스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미 교통부는 이번 주 테슬라 슈퍼차저로 경쟁사 차량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강제하는 요건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요건을 지키지 않으면 미 행정부가 전국에 전기 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특별법`(NEVI)에 따라 지급하는 총 75억달러(약 9조6천억원)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전기차의 비중을 절반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모두 50만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NEVI에 따른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 표준이자 슈퍼차저 외의 다른 거의 모든 충전소에서 채택한 `합동 충전 시스템`(CCS·DC콤보)을 사용해야 한다.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전 세계에 4만 대가 설치돼 있으며 빠르고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슈퍼차저의 플러그가 테슬라 차량에만 연결되는 까닭에 테슬라 소유자만 이용할 수 있었고 폭스바겐이나 포드, 쉐보레 등 경쟁사 차량은 이용할 수 없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1년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올해부터 다른 전기차에 개방하겠다"고 했고, 이후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일부 슈퍼차저가 타사 전기차에도 개방됐지만 미국에서는 개방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의 압력이 심해지면서 테슬라가 슈퍼차저를 개방할 조짐을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작년 1월에 테슬라는 미국 연방 고속도로 관리국에 서한을 보내 바이든 행정부가 충전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할 수 있는지를 제안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관계자들을 만나 전기차 충전 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사항을 논의했다고 미치 랜드리우 백악관 인프라 조정관이 밝힌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개방하면 테슬라의 자금과 매출원이 늘어날 수 있지만, 브랜드의 독점성이 약해지고 충전망 관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통부는 이번 주 전기차 충전소가 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한 최종 요건의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요건에는 사이버 보안, 충전기 부품 중 어느 것을 얼마나 많이 미국에서 만들어야 하는지 등이 포함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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