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가 자기가 쓴 트윗의 조회 수를 높이려고 한밤중에 직원들을 깨워 알고리즘을 뜯어고치게 하는 `갑질`을 저지른 사실이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플랫포머(Platformer)에 따르면 트위터 직원들은 월요일인 13일 오전 2시 36분 일론 머스크 CEO의 사촌으로 현재 트위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제임스 머스크의 갑작스러운 사내 메시지를 받았다.
현재 트위터 플랫폼의 디버깅(오류 수정) 작업 중인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아닌 밤중 호출 메시지에 침침한 눈을 비비며 노트북을 켠 직원들은 정말 큰 일이 벌어진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 CEO가 올리는 트윗글의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당장 트윗 추천 알고리즘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뭔가 화가 단단히 난 머스크의 심기를 거스르게 되면 또 해고 통지가 쏟아질 터였다.
머스크가 한밤중에 난리를 친 것은 다름 아니라 그가 전날인 12일 오후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격돌한 미식축구 슈퍼볼 경기를 앞두고 이글스를 응원하는 트윗을 올렸는데 조회 수가 910만 건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 바이든 대통령도 아내인 질 바이든 여사가 이글스 팬이라며 이 팀을 응원하는 트윗글을 올렸는데, 이 글은 조회 수가 2천900만 건을 훌쩍 넘겼다.
머스크는 자신이 막대한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데도 똑같은 응원 트윗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크게 밀린 데 대해 분통을 터트린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저조한 조회 수에 실망한 듯 이후 자신의 트윗 응원 글을 지워버렸다.
그는 그날 밤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로 날아와서는 바로 직원들을 호출해 트윗 추천 알고리즘을 뜯어고치게 했다는 것이다.
머스크의 한밤중 동원령으로 80여 명의 직원들이 달라붙어 하루도 안 돼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원할 만한 트윗을 매칭해서 추천하는 `포 유`(for you) 탭에서 머스크 트윗 글이 제일 우선 노출되게 한 것이다.
회사의 포 유 운영 규정이 버젓이 있는데 머스크의 트윗 글에만 특혜를 줘서 가장 돋보이게 해준 것이다.
회사 관리자들은 기술자들에게 `알고리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모두 해고될 것이라는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플랫포머는 머스크 트윗 글의 저조한 조회 수는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본인이 자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안하무인식 언행에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그의 글을 차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머스크는 자신의 글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게 된 데 대해 조바심을 냈다고 플랫포머는 전했다.
지난주 머스크는 자신의 글의 조회 수가 저조한 이유는 대중의 관심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트위터 기술자를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올해 말까지는 트위터의 새로운 CEO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트위터를 공식 인수한 머스크는 향후 일정 시점이 되면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시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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