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투자증권 "자사주 소각, 대주주-소액주주 모두 수혜"
삼성물산이 5년간 보유 자사주 전량을 분할 소각하고 향후 3년 동안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환원책을 확대한다고 밝히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전날 이사회를 통해 보통주 2,471만주(13.2%), 우선주 15만9천주(9.8%) 등 시가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5년간 분할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매년 이사회를 통해 소각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을 환원하고 최소 주당배당금은 2천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결정에 증권가에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5,600원(5.03%) 오른 11만6,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6.92% 상승하기도 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자사주 매입에만 적극적이었지 소각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이런 대규모 자사주 소각 정책은 대표적인 주주 환원 강화 방안"이라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은 개인투자자에게는 물론 대주주한테도 당연히 좋다"며 "지배구조에 대한 변화로 해석하긴 어렵지만 그만큼 주식 수가 줄어들게 되고 지분율이 올라가게 되니 좋은 방향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투자포인트는 총수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배당정책이 예상된다는 점"이라며 삼성물산의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제시했다.
학계에서도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이 미미한 것을 꼬집으며 자사주 보유가 상대적으로 많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기업가치가 낮다고 분석했다.
한국증권학회지에 실린 김우진 서울대·임지은 한성대 교수의 `자사주 보유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자사주 보유가 많은 그룹은 자사주 보유가 적은 그룹에 비해 기업가치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제조회사 1천860개사의 발행 주식 총수 대비 자기주식 보유 비중을 분석해 중앙값(2.4%)을 산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보유량이 많은 기업과 보유량이 적은 기업으로 그룹을 나눠 기업가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자사주 보유가 상대적으로 많은 그룹은 자사주 보유가 적은 그룹에 비해 기업가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평균보다 많은 양을 보유하는 것은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자사주 관련 활동이 있거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자사주의 매입, 처분, 소각 등 현황을 살펴본 결과, 37.44%가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고 처분을 한 기업은 24.73%로 집계됐다.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단 2.44%뿐이었다.
한편 삼성물산은 사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향후 3년간 3~4조원 규모의 투자도 예고했다.
차세대 건설 기술 역량 확보, 설비 증설, 디지털 기술 활용 등 기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1.5조~2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또 차세대 유망 분야 발굴을 위해 1.5조~2조원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투자 분야로는 태양광, 수소, SMR,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바이오 프로세싱 등 바이오·헬스케어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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