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 불붙을 줄 알았는데…中 가계 지갑 닫았다

입력 2023-02-17 14:06  

1월 가계저축 증가액 사상 최고



중국의 1월 가계저축 증가액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월 말 기준 중국 위안화 저축 총액이 265조3천900억 위안(약 5경 108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월 저축 증가액은 6조8천700억 위안(약 1천295조 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3조500억 위안 더 많았다.

이 가운데 가계 저축 증가액은 6조2천억 위안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7천900억 위안 더 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이 작년 4분기 도시 저축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더 저축하겠다`는 응답이 61.8%에 달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중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밍밍은 "경제 불황과 산발적인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소비 심리 위축이 여전하고 저축 증가세가 이어졌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부동산 구매를 꺼리면서 안전한 은행으로 돈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또 작년 말부터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 자산에 투자했던 재테크 자금을 현금화한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3년간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봉쇄가 반복되고, 경제 침체와 불확실성이 커진 데 불안감을 느낀 중국인들은 지갑을 닫고 저축을 늘려왔다.

작년 말 방역 완화 이후 올해 춘제(春節·설) 기간 보복성 귀향과 여행이 급증하긴 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데다 오는 3∼5월께 재유행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중국 가계의 초과 저축이 7천200억 달러(약 936조1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며 "부동산 시장 침체와 청년 실업 증가로 저축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과 경제 회복, 금융 완화 조치에 따라 보복 소비와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심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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