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예고 없이 방문해 5시간 남짓 꽉 채운 일정을 소화했다.
부통령 시절인 2017년 1월 키이우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키이우에 다시 오니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방명록에 "자유를 사랑하는 국민들과 연대와 우정을 나누기 위해 온 키이우에서 환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당신의 용기와 리더십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우크라이나어로 "슬라바 우크라이나(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키는 파란색과 노란색이 사선으로 섞인 넥타이를 매고 짙은 남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와 줘서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당신을 만난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면서 악수를 했다.
이후 두 정상은 오전 11시 20분께 경호 인력이 통제하는 길을 따라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성 미카엘 대성당까지 함께 걸었다.
이들이 성당에 들어갔다가 나오자 돌연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이 우려될 경우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전쟁이 `현재 진행형`인 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체감했을 만한 순간이다. 이날 실제 미사일 등을 이용한 공습은 발생하지 않았다.
미군은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하는 동안 E-3 센트리 조기경보기와 RC-135W 리벳조인트 정찰기를 폴란드 영공에 띄워 주변 상공을 감시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두 정상은 공습경보가 울렸음에도 인근 전사자 추모의 벽으로 함께 갔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과 교전 끝에 숨진 전사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는 벽 앞에 헌화하고 잠시 묵념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