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로젠버그 리서치의 창업자 데이비드 로젠버그(David Rosenberg)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로젠버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피하는 `노랜딩(No Landing·무착륙)` 시나리오는 월가에서 수년 만에 등장한 최악의 `사기극(Hoax)`"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월가에서 언급되고 있는 노랜딩 시나리오가 지난 2008년 등장한 `글로벌 디커플링(Global Decoupling)` 사기극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디커플링은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의 경기 사이클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미국의 경제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이론이다.
그는 "당시 IMF 경제학자들이 글로벌 디커플링을 근거로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을 부정했지만 1년이 지나지 않아 미국의 경제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대혼란을 일으키자 결국 입장을 번복했다"면서 "최근 월가에서 노랜딩 시나리오를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들이 과거 IMF 경제학자들과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경제가 겉으로는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안으로는 이미 무너지고 있다"면서 "경기 순환 사이클을 측정할 때 가장 중요한 `실제 민간 수요(Real Private Demand)`가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7% 올랐지만 민간 수요는 0.1% 오르는데 그쳤다며 노랜딩은 미국 경제를 과대평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로젠버그는 인플레이션 반등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그는 "연준은 결과와 상관없이 인플레이션이 녹을 때까지 금리인상을 강행할 것"이라며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월가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으로 PCE 가격지수 상승폭이 전년 동월에 비해 커진 것은 약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주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PCE 물가지수 마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자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로젠버그는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긴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노랜딩 시나리오는 2008년 이후 약 15년 만에 월가에서 등장한 최악의 사기극"이라며 "투자자들이 `피리 부는 사나이(Pied Pipers)`가 아닌 선행 지표를 보고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 불황이 닥쳤을 때 침착하게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현금(Cash)` 보유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지난 6일(현지시간)에도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을 전망하며 증시 급락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당시 로젠버그는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기 전까지 투자자들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불확실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S&P500 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30% 더 하락해 2,900선에서 저점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포춘)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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