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오는 4월부터 코넥스 상장사의 영문공시 지원에 본격 착수할 예정입니다.
외국인의 자본시장 접근성 강화를 위해서인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에 제공되는 서비스와 비교해 지원 수준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문형민 기자입니다.
<기자>
초기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모험자본의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개설된 코넥스시장.
이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인 반면, 외국인의 비중은 현저히 낮습니다.
최근 5년간 외국인 비중은 1%를 넘은 적이 없고 지난 2일 기준 0.5%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외국인투자자의 고질적인 ‘코넥스 패싱’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영문공시 조회서비스에) 코넥스를 추가할 겁니다. 외국인 투자자 접근 차원에서 하는 겁니다. 정보 비대칭성 해소 차원에서 외국인에게 개방을…]
그동안 유가증권과 코스닥 상장사에만 적용됐던 공시 영문번역이 코넥스에도 확대될 예정입니다.
다음달부터 착수하는 해당 사업은 이르면 7월 금감원 조회공시시스템에서 정식 가동됩니다.
다만 회사명과 보고서명 정도만 영문으로 제공되는 탓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수박 겉핥기’로 보여주기 식 대책을 내놓은 거네요. 지극히 일부만 영문으로 해놓고 중요한 내용은 한글로 해놓고 외국인들이 알아서 번역기 돌려서 보라는 것은 불친절한…]
외국인이 직접 번역기를 활용해 공시 내용을 파악해야 하기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한편,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는 올 초 유가증권과 코스닥 상장사 영문공시 지원을 선포했습니다.
[손병두 / 한국거래소 이사장(2023년 1월 31일 신년기자간담회): 상장 기업의 (영문) 공시부담을 줄어주기 위해서 교육프로그램도 다양화하고 AI(인공지능) 기반의 번역 인프라도 구축을 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영문공시 역량이 크게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금융당국은 또 전문 번역 업체의 번역 지원과 영문 자동변환 서비스도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내년 영문공시가 의무화되는 유가증권 상장사와, ‘코스닥글로벌’ 편입기업이 우선 대상입니다.
이밖에 코스닥 상장사와 코넥스 기업에 대한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미 외국인 비중이 높은 시장과 기업을 위주로 관련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가뜩이나 영세하고 외국인에게 외면받는 코넥스 상장사는 부실한 지원이라는 설움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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