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1월 반도체 재고율이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반도체 재고율은 265.7%로 1997년 3월(288.7%) 이후 25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월 반도체 출하지수는 계절조정 기준 71.7(2020년=100)로 전월보다 25.8% 급락했다. 재고지수는 190.5로 같은 기간 28.0% 급등했다.
높은 재고율은 수요 대비 공급 과잉의 결과로 반도체 경기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을 줄이거나, 반도체 가격을 더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가 우리 수출의 주력 품목이라는 점에서, 업황 부진이 전체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60억달러)를 제외한 전체 수출액은 441억달러로 1년 전보다 0.8%(3억달러) 증가했다. 자동차·이차전지 등 다른 품목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반도체를 포함하면 전체 수출은 501억달러로 같은 기간 7.5%(41억달러) 감소하며 5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반도체 수출은 42.5%(44억달러) 급감해 7개월 연속 줄었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지 않으면 당분간 수출 부진은 불가피해 보인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고물가·고금리로 내수까지 흔들리면서 올해 상반기 경기가 예상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제전망에서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1%로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