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로 남았다가 사건 발생 21년 만에 결정적 물증이 발견된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경찰이 대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전북경찰청은 47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수사부장을 중심으로 한 전담수사팀에는 형사과 소속 강력계와 강력범죄수사대, 과학수사대, 미제사건수사팀 등이 포함됐다. 수사과 소속 피해자보호계와 수사심의계도 사건 자문 등을 위해 합류했다.
2002년 9월 20일 0시 50분께 전주북부경찰서 금암2파출소에서 발생한 백 경사 피살사건은 전국 주요 장기 미제 사건으로 꼽힌다.
추석 연휴에 홀로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백 경사는 온몸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동료 경찰관에게 발견됐다. 범인은 백 경사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을 훔쳐 달아났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20대 3명을 붙잡아 자백을 받아냈지만, 이들은 "경찰 구타로 허위 자백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이후로도 사라진 권총과 실탄을 찾기 위해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으나 이를 모두 찾지 못해 사건의 실체는 20년이 넘도록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전 은행강도살인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승만이 백 경사 피살사건을 자신과 함께 범행한 이정학의 소행이라고 최근 밝히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지난 3일 이승만이 지목한 울산 모처에서 38구경 총기를 발견했고, 이 총기가 백 경사가 탈취당한 것과 일련번호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총기에 들어 있었던 실탄과 공포탄이 함께 발견됐는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장기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구체적 수사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예측하고 추정했던 장소에서 (증거물을) 발견했다"며 총기를 발견한 배경에 신빙성 있는 증언이 있었음을 미뤄 짐작하게 했다.
경찰은 수감 중인 이승만, 이정학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구체적 사건 경위를 밝힌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신 전북경찰청 형사과장은 "유족에게도 백 경사 권총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렸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범행 전모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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