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포로를 처형하는 장면이라면서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을 살펴본 결과 진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유엔이 판단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유엔은 해당 영상이 실제 상황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한 AFP통신의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이 영상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쟁범죄로 조사해 달라고 촉구한 근거 자료다.
소셜미디어로 확산한 12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병사가 비무장상태로 참호에 서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운 후 자동화기 총격에 숨지는 장면을 담고 있다.
영상에서 이 병사는 총을 맞기 전 "우크라이나에 영광이 있기를"이라는 말을 남겼고, 그 직후 누군가가 욕설과 함께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욕설이 "죽어라 개**"라는 뜻의 러시아어라는 점, 자동화기가 사용된 점 등에 비춰 러시아군이 비무장 포로를 총격 살해한 상황으로 추정됐다.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은 ICC와 별도로 이 영상에 담긴 사건을 범죄행위로 규정해 형사입건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로런스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로 확산한 이 영상은 러시아군에 의해 우크라이나 병사가 처형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으로, 이 영상을 예비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상황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작년 10월 독립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집단 처형과 불법 구금, 고문, 성폭행 등 다수의 전쟁범죄가 빚어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다수의 전쟁범죄는 러시아군이 점령 지역에서 벌인 것이며 우크라이나군에게도 국제법을 어긴 전쟁범죄 사례가 일부 확인됐다고 유엔은 전했다. 이후로도 독립조사위원회는 대상과 범위를 넓혀 가며 전쟁범죄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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