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여파가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자 이번 달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가 힘을 잃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21%포인트 상승한 4.19%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놨던 지난 8일 5.08%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SVB 파산의 충격으로 13일 하루 0.61%포인트 급락, 한때 3.82%까지 떨어지며 기준금리 동결 기대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이러한 금리 수준은 2021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도는 것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바클리스 등 일부 투자은행(IB)은 이번 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제시했고, 노무라 증권은 인하를 예상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미 당국이 SVB의 모든 예금주를 보호하기로 하는 등 주말 동안 대책을 내놨고, 시그니처은행의 추가 폐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적 위기로 그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이번 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확률은 79%로 하루 전(65%)보다 약 14%포인트 커졌다. 반면 동결 전망은 35%에서 21%로 축소됐다. 일주일 전(7일)까지만 해도 69.8%로 가장 우세했던 0.5%포인트 인상 전망은 이제 자취를 감춘 상태다.
'글렌메드 프라이빗 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이슨 프라이드는 "연준이 지난주까지만 해도 물가 안정에만 집중했다면 이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융안정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폭을 둘러싼 견해가 매우 다양하지만 0.25%포인트 인상안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대체로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게 나오기 전에 이미 미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었다면서, CPI 발표에 따른 즉각적인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6.0% 올라 2021년 9월 이후 가장 적게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전년 대비 상승률과 함께 시장의 전망치에 부합했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국제전략가 앨런 러스킨은 "CPI 발표로 이번 달 0.25%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이 더 높아졌지만 상승폭은 작았다"고 밝혔다.
한편 연준은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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