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입해 용인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을 밝히면서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높여 TSMC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만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Gate-All-Around)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까지 계획 중이다.
TSMC도 작년 12월 기존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의 3나노 양산을 공식화했다.
다만 생산 능력(캐파)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경쟁력 열세로 TSMC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이 약 3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8.5%로, 삼성전자(15.8%)와 42.7%포인트 차이가 난다. 지난해 3분기(40.6%포인트)에 비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파운드리는 시장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용인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작년 986억달러에서 2025년 1천456억달러로 연평균 13.4% 성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생산 라인을 미리 확보해 놓고 고객사를 유치하는 '쉘 퍼스트' 전략으로 고객사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027년까지 모바일 외 응용처의 매출 비중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2019년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시스템LSI)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1999년에 화성 캠퍼스에 투자를 확대하고 시스템반도체 사업 토대를 마련했으며, 2005년에는 파운드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열세인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뿐만 아니라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메모리 분야에서도 미래 수요에 대비하고 선단 공정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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