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일용직이라도 알아본다고 하는데 확실한 공지가 없어 답답하네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큰 불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소속 근로자들은 생계마저 걱정하는 처지다.
16일 한국타이어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부 등에 따르면 화재로 사흘째 휴업 중인 대전공장은 매일 직원들에게 전체문자를 보내 다음날 출근 여부를 공지하고 있다.
대전공장의 근무 인력은 3천여명으로 이 중 700여명은 협력업체 파견직이다. 이중 청소, 환경 유지 등 극소수 직렬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은 현재 공장휴업에 따른 '출근 대기' 상태에 있다.
사측은 충남 금산에서도 대규모 생산거점을 운영 중이지만 그곳에도 직원들이 꽉 찬 상태라 대전공장 근로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화재 이후 대전공장에서 금산공장으로 근무지가 조정된 인력은 고작 20여명에 불과하다.
사측은 노조와 협의를 통해 대기 중인 직원들에게 법에 정한 평균임금의 70% 수준 상당의 휴업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노동 당국이 사측의 사업 계속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휴업수당 금액도 조정될 여지가 있다.
생산 재개 예정일은 미정인 상태로, 소득이 줄어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직원들과 가족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전소된 2공장 재건은 고사하고, 화재 잔해물 정리와 원인 감식, 안전 점검 등 1공장 재가동까지 필요한 후속 조치들도 산더미처럼 남아 언제 다시 일터로 나갈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간제 계약직인 협력업체 직원들에게서는 당장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마저 감돈다.
한국타이어 직원 A씨는 "일터가 완전히 불에 타 버렸는데 직원인들 기다리는 것 말고는 더 뭘 어떻게 하겠느냐"며 "정규직들은 좀 나은데, 협력업체 직원들은 '해고 걱정'을 정말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직원 가족들 역시 대전·충남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불안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남편이 일용직을 알아본다는데 휴업 중에는 다른 일은 못 하는 것 아니냐", "공장 재건까지 최소 3년이 걸린다더라", "제발 회사에서 제때제때 공지 좀 해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휴업수당 지급을 통해 출근을 못 하는 직원들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공장 재가동까지는 필요한 절차가 많아 현재로선 시기를 예상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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