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잘못을 직원이 책임진다?…금융위, 과태료 제도 개선

김보미 기자

입력 2023-03-16 15:38  


은행법 등 각 금융업법에서 임직원·금융회사로 규정된 과태료 부과 대상을 금융회사로 일원화 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금융권 과태료 제도개선 전문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과태료 부과대상 정비 △과태료 근거규정 구체화 △단순·경미한 위반사항에 대한 개선기회 부여 등 총 6개 세부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금융회사 및 임직원에 대한 과태료 부과 적정성 관련 지적이 제기돼왔다.
금융회사의 시스템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해도 임직원 개인에게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금융법상 법인에 대한 과태료 부과 건수는 631건인 반면 임직원 등 개인은 2087건이다.
지난해 금융회사의 금융실명법 위반 과태료 건수(999건) 중 941건(94.1%)이 개인에게 과태료가 부과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과태료 부과대상자를 ‘의무수범자’인 금융회사로 일원화 한다.
현재 은행법·금융실명법 등 각 금융업법상 행정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대상자는 금융회사 또는 임직원이다.
법률상 의무 준수 주체가 금융회사인데도 불구하고 금융회사가 아닌 임직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존재해 이를 명확히 한다는 취지다.
과태료 근거규정도 구체화한다.
은행법 등에서는 과태료 부과와 관련한 구체적 행위, 근거조문 등 없이 ‘포괄규정’을 통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에 과태료 포괄규정정을 없애고 의무별·행위별로 과태료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같은 검토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달 1일 열린 제2차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한 은행의 직원 8명이 은행법상 보고의무를 위반한 데 대해 과태료 근거조항이 포괄규정인 점을 감안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행령상 과태료 금액을 법률상 과태료 상한 대비 최소 30% 수준으로 추진한다.
위반행위 건수 산정시 일관된 기준이 적용될 수 있도록 과거사례 등을 분석해 위반행위별 기준·사례를 제시할 예정이다.
단순·경미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1차적으로 개선 기회(경고)를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관계법상 과태료·과징금 간 규율체계도 정비한다.
금융위는 이달 중 실무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해 과태료 2분기 중 과태료 제도개선 세부방안을 확정한 뒤 하반기중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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