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부의 임신·출산 지원정책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수요자인 국민은 들어본 적조차 없는 정책이 태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임신·출산 지원정책 모니터링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만 20∼44세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임신·출산 정책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세부 정책의 인지도가 30% 미만이었다.
이소영 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21∼2025년) 내에서 추진 중인 임신·출산 지원정책 11개에 대해 전문가와 잠재 수요자를 대상으로 인지도와 필요도 등을 조사했다.
대상 정책은 ▲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 청소년 산모 임신·출산 의료비 지원 ▲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 분만 취약지 지원 ▲ 산부인과 명칭 변경 통한 의료 인식 개선 등이다.
조사 결과 분만 취약지 관련 사업이나 여성 장애인 지원 사업은 모르는(모름+들어봤으나 모름) 경우가 90% 넘었으며, 청소년 산모 지원, 의료 인식 개선 사업 등도 80%가 모르고 있었다.
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것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이지만 40.4%에 그쳤다.
정책을 알고 있는 이들 중에도 공공기관이나 병원이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나 지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해 정확한 대상이나 시점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연구진은 "임신·출산 지원정책이 확대되고 강화됐으나 세부 정책의 인지도가 매우 낮다"며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임신을 결정하는 행동에 영향을 미쳐야 하며 이를 위해 임신 계획 단계에서 정책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차원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를 만들고 산부인과 병원 등에서 안내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신뢰할 만한 정보에 대한 접근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와 국민을 대상으로 이러한 정책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임신과 출산', '개인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얼마나 필요한지 물은 결과 고위험 임산부 지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 등의 필요도가 높이 평가됐다.
반면 산부인과 명칭 변경과 결혼이민자 지원 사업은 상대적으로 필요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소영 연구위원은 '보건복지포럼' 3월호에 이 보고서 내용을 요약·소개하면서 "가장 직접적인 임신·출산 지원정책은 비용 부담을 경감시키는 정책일 것"이라며 "임신·출산 비용 지원은 모든 임산부 전액 지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고 난임 지원도 소득 기준 없이 남성까지 대상을 확대해 큰 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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