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파산 예정이었던 SVB 영국 법인이 단돈 1파운드에 HSBC에 인수돼 위기를 넘겼으면서 정작 직원들끼리는 수백억 원 규모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VB 영국 법인 직원들은 지난주 HSBC에 인수된 지 며칠 뒤 1천500만∼2천만 파운드(약 238억∼318억 원) 규모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SVB 영국 법인 직원 수는 최소 600명 이상이다.
HSBC는 지난 13일 SVB 영국 법인을 상징적 금액인 1파운드(1천591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예금주인 기술 스타트업 등 거래기업 보호에 나섰다.
영국 스타트업 다수는 이번 인수 더분에 예금 손실에 따른 유동성 부족이나 도산 위기를 면했다.
가디언은 성과급 지급이 파산 위기 전부터 합의된 사안으로 SVB 영국 법인이 HSBC에서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언 스튜어트 HSBC 영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이 기업(SVB 영국법인)을 원했고 고객들을 지원하는 거기 직원들도 유지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SVB 영국법인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미리 합의된 지급을 존중했다"고 덧붙였다.
또 HSBC는 SVB 영국 지부를 인수하는 데 정부 또는 납세자의 자금이 일절 투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SVB 사태가 영국 금융체계 전반에 닥친 위험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앞서 "영국 은행 중 이번 사태로 직접적,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는 곳은 없다"고 발표했다.
미국 SVB가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을 막지 못해 10일 폐쇄된 여파로 미국의 다른 지역 중소 은행들에서도 예금이 빠져나가며 휘청이고 있다.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이번 사태 영향으로 만성적 위기가 악화하며 주가가 급락하는 등 전 세계 금융계에는 큰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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