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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170억 달러 규모 ‘AT1 채권’ 상각 결정...AT1 시장 냉각 가능성 등장

입력 2023-03-22 10:03   수정 2023-03-22 10:04

    [월가 인사이드]
    CS, 170억 달러 규모 ‘AT1 채권’ 상각 결정
    AT1 시장 냉각 가능성 등장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인수 결정 이후 급한 불은 꺼졌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시장에는 불안감이 완전하게 해소된 건 아닌데요. 특히 스위스 규제당국이 약 170억 달러, 우리 돈으로는 22조원 가까이 되는 AT1 채권을 상각하기로 결했다는 소식에 시장은 출렁였습니다.

    특히 유럽 내 AT1 채권 가격이 급락했고요. 또, AT1 즉 코코본드를 추종하는 인베스코와 위즈덤트리의 ETF는 현지 시각 20일 개장 이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이다가, 손실을 일부 만회하고 각각 5%, 7%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다만, 하루 만에 아시아 AT1 시장이 반등하고, 유럽 시장도 진정세를 보이면서 우려는 진정되는 모습인데요. 그렇다면 이번 코코본드 시장 혼란과 관련해 잔불이 남아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AT1 즉 코코본드가 뭔지부터 확인해볼까요. 우리말로는 신종자본증권으로 불리는 AT1은 금융회사의 건전성 문제가 발생하면 투자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전액 상각 즉 소멸될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은행들의 자본을 늘릴 수 있도록 고안됐고요. 코코본드는 채권이지만 주식처럼 자기자본으로 분류되며, 의결권과 배당도 없지만 높은 이자를 가지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거죠. 사실 코코본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코코본드가 상각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투자합니다. 언급했듯 ‘고위험 고수익’이 특징이니까요. 그럼 왜 이번 조치는 문제가 된 걸까요?

    일단 이번 상각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2017년 스페인 부실 은행인 방코 포퓰러스 파산 당시 코코본드 상각 규모는 13억 5천만 유로였는데요. 이번 크레디트스위스 코코본드 상각 전까지 규모가 가장 컸고요. 크레디트 스위스의 코코본드 상각 규모를 유로로 환산하면 160억 유로로 방코 포퓰러스 때보다 10배 이상으로 규모가 큽니다.

    상각 규모가 큰데, 여기에 주요 투자 기관들의 손실이 크다는 점 역시 드러났는데요. 현재까지 나온 보도를 종합해보면 핌코, 인베스코, 블랙록 등이 투자를 했으며 이 중 핌코는 약 8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일각에 따르면 크레디트 스위스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코코본드 가격이 하락하자 오히려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본 글로벌 헤지펀드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채권이 주식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우려도 시장을 놀라게 했는데요. 통상 주식보다 채권이 우선순위에 있어 높습니다. 이 말은 은행이 파산하게 되면 채권부터 돈을 보장받게 된다는 말이죠. 보시다시피 코코본드 역시 주식보다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하지만 크레디트 스위스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기로 결정됐는데요. 그러니까 이례적으로 주주들은 보장받았지만, 채권 보유자들은 보장받지 못한 거죠

    이렇다 보니 앞서도 언급했듯 해당 발표 이후 유럽의 코코본드 시장은 요동칩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 금융권 리스크가 빠르게 번지지 않도록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죠. 이번에도 빠르게 움직였는데요. 유럽중앙은행과 영국중앙은행. 채권에 앞서 주식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관할 지역에서는 기존의 우선순위가 지켜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럽 주요 은행들의 코코본드 발행 규모는 비교적 높습니다. UBS,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등 주요 은행들은 모두 100억 달러 이상의 코코본드를 발행했습니다. 따라서 크레디트 스위스의 코코본드 상각으로 관련 시장이 흔들린다는 건 은행들이 추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소리죠. 다행히도 유럽과 영국의 긴급 진화가 시장 변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오늘 장 유럽 코코본드 추종 ETF는 반등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려가 완전히 불식됐다고 봐도 될까요?

    글로벌 IB들은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코코본드 시장이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며, 아예 코코본드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봤는데요. 크레디트스위스 코코본드 상각 조치가 코코본드의 리스크를 더 키웠기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이렇게 되면 시장 역시 위축될 거란 겁니다. 여기에 JP모간은 이에 따라 은행권들이 자금 조달에 있어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는데요. 코코본드 보유 리스크가 늘어난 만큼, 이에 따라 보상을 더 줘야 한다는 뜻이죠. 관련 이슈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이예은 외신캐스터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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